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정부의 일본 강제동원 배상안과 관련해 "세계에 자랑할 대한민국이 일본에게는 '호갱'이 되고 말았다"며 "경술국치에 버금가는 2023년 계묘년 '계묘국치'"라고 강하게 규탄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강제동원 해법 강행 규탄 2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이번 강제동원 배상안은 일본에게는 최대의 승리이고 대한민국에게는 최대의 굴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묻겠다"며 "대통령 부부 초청장 말고 일본이 양보한 것이 대체 단 한 개라도 있냐"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간도 쓸개도 다 내줬는데 전쟁범죄에 대한 사과도, 전범기업들의 배상도, 그리고 수출규제 제재 조치 해제도 아무것도 없다"며 "오죽하면 일본에서도 '일본의 완승' '이렇게까지 양보하다니 참으로 놀랍다'라는 조롱이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친일파 망언' 논란이 불거진 석동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과 김영환 충북지사를 겨냥해 "곳곳에서 아예 대놓고 친일파들이 커밍아웃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참으로 이완용이 울고 갈 일 아니냐"며 "친일 본색이 바로 그들의 진정한 내심"이라고 쏘아붙였다. 한미일 군사 훈련에 대해서는 "연합훈련을 핑계로 자위대의 군홧발이 다시 한반도를 더럽히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정부를 향해 "영원한 권력은 없다. 국민을 이기는 권력도 없다"며 "지금 당장 굴욕적인 강제동원 배상안을 철회하고 국민과 피해자에게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역사의 정의를 배신했다가 몰락해간 박근혜 정권의 전철을 밟지 마라"고 경고했다.
이날 '일본의 강제동원 사죄와 전범기업 배상 촉구 국회의원모임' 대표를 맡고 있는 김상희 민주당 의원도 연단에 올라 "도대체 윤석열은 무슨 자격으로 이렇게 피해자들에게 잔인하게 가혹하게 구는 것이냐"고 격분했다. 김 의원은 "정부 배상안은 피해자들에게 일본 전범기업이 배상하라는 대법원 판결을 정면으로 위배한다"며 "윤 대통령은 끔찍한 역사관을 갖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식민지배 받은 나라 중 지금도 사죄나 배상하라고 악쓰는 나라가 한국 말고 어디있나'는 석 사무처장의 망언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이어졌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석 사무처장의 발언을 인용해 "다른 나라를 식민 지배한 나라 중에 일본처럼 반성 한 마디 없이 뻔뻔한 나라가 있었냐"고 맞받아쳤다. 윤희숙 진보당 대표도 "전세계에 80년이 되도록 피해자가 배상하라고 싸우게 만드는 나라는 이 나라밖에 없다는 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