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학교폭력 가해 학생에 대한 조치 사항의 학교생활기록부 기록 보존 기간을 늘리고 이를 대학 입시에 반영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9일 국회 교육위원회에 출석해 "국민께 매우 송구스럽다"며 정순신 변호사 아들 학폭 사건에 관한 논란에 고개를 숙였다.
교육부는 이날 국회 교육위원회에 보고한 학교폭력 근절대책에서 "가해 학생 조치사항 생활기록부 기재 보존 기간을 연장하고, 조치사항을 대입 전형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 같은 방침을 담아 3월 말까지 학교폭력 근절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교육부의 학교생활기록 관리, 보존 규정에 따르면 학교폭력으로 전학(8호) 조치를 받은 학생은 예외 없이 졸업 후 2년간 생활기록부에 기록이 남는다. 지난 2월까지는 가해 학생이 졸업할 때, 학교의 심의를 거쳐 기록을 삭제할 수 있었는데 3월부터는 예외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정 변호사 아들의 경우 강제 전학을 간 고등학교에서 2020년 1월 졸업하면서 심의를 받아 생활기록부에서 학교폭력 조치사항 기록이 삭제됐다.
2012년 학교폭력 조치사항 생활기록부 기재가 처음 시행될 당시 최대 보존 기간은 고등학교의 경우 10년(초·중학교는 5년)이었다. 이후 이런 처분이 가혹하다는 지적에 2013년 고등학교도 5년으로 단축됐고 2014년엔 2년으로 다시 줄었다. 국회에는 기재 기간을 최대 10년으로 다시 늘리는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이 부총리는 생활기록부 기재 기간을 다시 늘리는 '엄벌주의'적 처방과 가해자의 반성과 관계 회복이라는 '교육적 해법' 모두 학교폭력 근절 대책에 담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부총리는 "경미한 초기 학교폭력엔 교육적 해법을 적용하고, 지속적이고 집단적이며 악질적인 경우는 엄벌하는 등 균형을 잡아가면 우려는 해소될 것"이라고 했다.
교육부는 또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당락을 100% 좌우하는 정시모집 전형에서도 학교폭력 가해 사실이 감점 요인이 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서울대는 정 변호사 아들이 입학한 2020학년도 정시모집 때 학교폭력 조치사항에 감점을 줬지만 당락에 영향을 주진 않았다. 천명선 서울대 입학본부장은 이날 국회 교육위 전체회의에서 "할 수 있는 최대 감점을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