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상암동 하늘공원에 높이 180m짜리 대관람차 ‘서울링’이 들어선다. 바큇살이 없는 고리 형태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서울시는 서울링이 연간 350만 명이 찾는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규 자원회수시설(생활폐기물 소각장) 건립에 반대하는 마포구 주민들을 서울링 조성으로 달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시는 8일 “서울형 대관람차 ‘서울링’을 2025년 하반기에 착공해 2027년 완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추정 사업비는 약 4,000억 원으로, 100% 수익형 민자 사업으로 추진된다. 올해 6월 민간 사업제안서를 접수하고 향후 적격성 조사 등을 거쳐 2025년 1분기에 사업자를 선정한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부터 ‘한강에서 바라보는 대관람차 모습’과 ‘대관람차에서 바라보는 서울 경관’에 주안점을 두고 노들섬과 여의도공원, 잠실 등 여러 후보지를 검토한 뒤, 상암동으로 최종 결정했다. 홍선기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은 “상암동은 서울의 관문이면서 지리적으로 북한과 가까워 남북 화합의 의미까지 담을 수 있는 상징적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또 “쓰레기 매립지라는 기피시설이 관광지로 바뀌는 스토리텔링 효과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링은 가운데가 뻥 뚫린 고리 모양에 25인승 캐빈 36개로 구성된다. 시간당 1,474명, 연간 350만 명이 이용할 수 있다. 높이 180m로 아랍에미리트(UAE)에 있는 아인 두바이(257m)에 이어 세계 2위이지만, 고리 형태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영국 ‘런던아이’(135m)보다 지름이 45m 크고, 하늘공원 해발고도(96m)를 고려하면 여의도 63빌딩(264m)보다도 약 10m가 높다. 서울링 아래 지하에는 매립지 퇴적층을 확인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 형태 전시관과 복합문화공간도 만들어진다.
시는 서울링에 최신 친환경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서울링에 설치되는 태양광 집열판과 인근 소각장에서 생산되는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탄소중립 시설로 운영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교통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친환경 자율주행 버스 확대, 곤돌라 설치도 검토하고 있다.
시는 상암동에 들어서는 신규 소각장과 인근 마포석유비축기지 등 공공시설과 연계해 상암동 일대를 관광 명소로 탈바꿈시킨다는 구상도 내놨다. 다만 소각장 건설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마포구에 서울링이 반대급부로 주어진 것 아니냐는 해석에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홍 기획관은 “난지도에는 80만 평에 달하는 유휴 부지가 있고 잠재력이 상당하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