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시세조종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블랙펄인베스트가 금융위원회 미등록 업체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위에 등록하지 않고 투자자문업이나 투자일임업을 하는 것은 자본시장법 위반이다.
8일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금융위는 블랙펄인베스트 금융투자업 등록과 관련한 양이 의원의 질의에 "블랙펄인베스트는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업자로 등록, 말소된 이력이 없으며 유사투자자문업자로 신고, 폐지, 변경한 이력도 없다"고 답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위에 등록되지 않은 업체가 투자일임업을 했다면 자본시장법 위반"이라면서 "블랙펄인베스트가 실제 투자일임업을 했는지까지는 (금융위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블랙펄인베스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난 업체다. 도이치모터스 사건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2009년부터 3년간 주가조작 '선수' 등과 짜고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조작한 사건이다. 김 여사는 2010년에서 2012년 사이 5개의 계좌로 40억700만 원가량의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0일 선고된 1심 판결에서 재판부는 김 여사의 계좌 5개 가운데 최소 2개를 권 전 회장이나 블랙펄인베스트가 시세조종에 활용했다고 판단했다.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이모씨는 주가조작 혐의가 인정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양이 의원은 "블랙펄인베스트는 금융위에 정식 등록된 투자자문회사도 아니었고 투자일임회사도 아니었으며 심지어 유사투자자문회사로 신고된 적도 없는 회사"라며 "(김 여사가) 수십억 원을 맡기면서 미등록업체인 것을 확인하지 않았다면 이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등록업체인 줄 알고도 돈을 맡겼다면 김 여사와 블랙펄인베스트 간 관계를 의심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판결 직후 김 여사의 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에 대해 "판결문 중 범죄일람표에 김 여사가 48회 등장한다며 마치 범죄에 관여한 듯 거짓 해석을 하고 있으나, 모두 '권오수 매수 유도군'으로 분류돼 있고 차명계좌가 전혀 아니다"라며 "'권오수 매수 유도군'이란 표현은 권 대표와 피고인들이 주변에 매수를 권유해 거래했다는 뜻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