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대형 SUV들의 약진, 그리고 폭스바겐 투아렉의 새로운 도약

입력
2023.03.03 06:30

최근 국내 소비 시장은 가파른 물가 상승, 그리고 미국의 연이은 '고금리' 정책의 영향을 받은 모습이다. 이러한 여파는 자동차 시장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여전히 '성장세'를 그려가는 시장은 존재한다.

특히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도드라진 활약을 펼치는 대형 SUV 시장과 미국 브랜드들의 경험이 담긴 픽업트럭 시장의 성장세는 꽤나 인상적이다. 덕분에 국산 브랜드 역시 픽업트럭 카드를 만지작 거릴 정도다.

최근 대형 SUV 시장의 추세라 한다면 단연 미국 브랜드들의 약진이다.

근래 침체, 어쩌면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아이코닉 프리미엄 브랜드', 캐딜락과 새로운 포부가 아직 실적으로 이어지지 않은 GM을 제외하고 지프와 포드, 링컨의 기세는 꽤나 인상적이다.

가장 가까이에는 지프의 올 뉴 그랜드 체로키와 올 뉴 그랜드 체로키 4xe가 데뷔했다. 두 차량은 앞서 출시된 플래그십 3열 SUV, 올 뉴 그랜드 체로키 L와 함께 ‘지프 브랜드의 플래그십 SUV’ 라인업을 완성한다.

그랜드 체로키는 4,900mm(그랜드 체로키 4xe 서밋 리저브 4,910mm)의 전장과 각각 1,980mm와 1,790mm의 전폭과 전고 등은 물론이고, 2,965mm의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대형 SUV의 여유를 더한다.

여기에 디자인으로도 시선을 끈다. 투박함이 도드라졌던 과거를 지우고 새롭게 다듬어진 세븐 슬롯 그릴, 그리고 와이드한 헤드라이트 구조 및 대담한 바디킷 등이 ‘차량의 체격’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도로 위에서 대중의 시선을 만족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다.

측면에는 ‘2열의 그랜드 체로키’의 고유한 매력을 확인할 수 있다. 길게 그려진 그랜드 체로키 L과 달리 마치 1960~1970년대의 ‘하드 톱 쿠페’를 닮은 루프가 돋보인다. 여기에 견고한 휠 역시 만족스럽다.

특히 실내 공간에는 차체를 가로 지르는 긴 대시보드를 적용하고 큼직한 디스플레이 패널과 이를 이어 받는 큼직한 센터페시아 및 센터터널을 적용해 공간 가치를 한껏 높인다. 여기에 고급스러운 감성을 선사하는 여러 소재들의 적용도 돋보인다.

파워 유닛은 286마력과 35.1kg.m의 토크를 내는 V6 3.6L 펜타스타 엔진과 랭글러 4xe에서 그 실력을 과시한 2.0L 가솔린 터보 엔진과 두 개의 전기 모터 조합을 앞세웠고, 다단화 변속기 그리고 우수한 사륜구동 시스템을 통해 오프로드 주행 성능을 뽐낸다.

여기에 시간을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면 에비에이터와 내비게이터 역시 시선을 끌며, 포드 브랜드의 주력 대형 SUV라 할 수 있는 익스플로러 역시 다채로운 매력, 넉넉한 공간의 가치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그리고 이러한 차량들이 모두 8천만원부터 약 1억원 초중반에 걸친 가격대를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시선을 끄는 '독일의 대형 SUV'를 '합리적으로 대체하는 매력'까지 뽐내는 모습이다. 덕분에 대형 SUV은 그 어떤 시기보다 다채로운 매력을 자랑한다.

이런 와중 최근 '독일 브랜드'의 반격이 새롭게 펼쳐지며 소비자들을 더욱 고민스럽게 만든다. 바로 지난 2월부터 폭스바겐의 프리미엄 대형 SUV인 '투아렉'이 공백을 딛고 다시 한 번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투아렉은 말 그대로 유러피언 대형 SUV의 대표 주자라 할 수 있다.

지난 2002년, 초대 투아렉이 출시된 이후 대형 SUV의 프리미엄화를 이끌었고 매 세대 가파른 성장, 발전을 통해 소비자들의 임고을 집중시켜왔다. 그리고 투아렉이 있었기에 아우디 Q7, 포르쉐 카이엔, 그리고 람보르기니 우루스가 존재할 수 있었다.

복귀를 알린 투아렉은 '폭스바겐코리아'의 접근 가능한 프리미엄 기조 아래 알차고 다채로운 구성을 자랑한다. 실제 이전에는 V8 4.0 TDI에만 적용됐던 ‘IQ.라이트-LED 매트릭스 헤드램프와 LED 주간 주행등, 그리고 ‘IQ.드라이브’를 기본적으로 탑재하며 경쟁력을 끌어 올렸다.

12.3인치 디지털 콕핏과 한국형 내비게이션을 포함한 15인치 디스커버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윈드실드 헤드업 디스플레이로 완성되는 이노비전 콕핏은 탁 트인 시각적 개방감과 함께 직관적인 디지털 인터페이스의 매력을 더한다.

이외에도 앞좌석 통풍시트, 스마트폰을 통해 주차/출차를 원격으로 제어하는 리모트 파킹 어시스트, 다채로운 마사지 기능(1열 시트)가 적용됐다. 또한 스마트폰 무선 충전 및 앱커넥트, 파노라마 선루프 등 다채로운 요소들이 대거 적용되어 '상품성'을 충실히 챙겼다.

덕분에 폭스바겐코리아 사샤 아스키지안 사장은 투아렉 출시에 대해 "투아렉은 세대를 거듭할 때 마다 프리미엄의 기준을 제시하며 전 세계 고객들을 매료시킨 모델이며 혁신적인 기술, 최고 수준의 안락함, 운전의 즐거움까지 모두 갖춘 폭스바겐의 가장 진보된 SUV"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한 최근 대다수 자동차들의 파워트레인 구성에 있어 '디젤 엔진'의 입지가 예전과 같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여전히 강력한 토크, 그리고 보다 우수한 효율성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선택지'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이에 따라 투아렉은 ‘트윈도징 테크놀로지’를 바탕으로 질소산화물을 대폭 줄이는 'EA897 evo3 V6 3.0 TDI'을 탑재, 출력의 여유와 효율성의 가치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덕분에 투아렉은 286마력과 61.2kg.m의 풍부한 토크를 자랑하고 8단 변속기, 사륜구동 시스템을 바탕으로 견실함을 과시한다.

여기에 프리미엄 SUV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도록 에어 서스펜션을 적용, 주행 전반의 만족과 주행 성능을 동시에 추구했다. 실제 깔끔히 포장된 도로 위에서는 쾌적한 플래그십 모델의 여유를 과시하고 비포장 도로에서는 운전자에게 그 어떤 차량보다 우수한 '확실'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앞바퀴와 함께 뒷바퀴 스티어링 각도를 조절하는 ‘올 휠 스티어링’ 시스템이 적용됐다. 이를 통해 37km/h 이하에는 후륜이 전륜의 반대 방향으로, 그 이상에서는 같은 방향으로 조향되어 더욱 민첩한 움직임과 쾌적한 승차감을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투아렉은 '가격'이라는 무기를 앞세웠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최근 미국 브랜드들의 대형 SUV들이 8천만원대 후반부터 1억원 초중반에 걸치는 높은 가격대를 설정한 것에 대응할 수 있도록 투아렉은 8,830만원부터 시작하며 프레스티지 모델과 강렬한 스타일링이 돋보이는 R-라인을 1억 284만원에 선보이며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다.

지난 시간 동안 '신뢰' 그리고 세그먼트를 대표했던 투아렉. 그러나 어느새 시장은 과거보다 다양한 경쟁자들의 등장으로 더욱 치열해진 모습이다. '공수'가 바뀐 듯한 지금, 투아렉은 과연 어떤 성과를 제시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모클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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