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나 어묵을 수입하는 것처럼 속여 고래고기를 밀수해 유통시킨 일당이 붙잡혔다.
28일 부산본부세관에 따르면,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 국제 거래가 금지된 고래고기 4.6톤을 밀수입한 일당 6명을 붙잡아 주범인 50대 A씨를 구속했다.
A씨 등은 2021년 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일본발 국제특급우편을 이용해 명태나 어묵을 들여오는 것으로 품목을 허위로 기재한 뒤 고래고기를 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밍크고래나 브라이드고래 등의 고기를 우편물 1개당 10∼20㎏씩 366차례에 걸쳐 나눠 들여오는 수법으로 모두 4.6톤을 밀수입했다.
A씨는 추적을 피하기 위해 고래고기 대금을 ‘소액해외송금’으로 쪼개 지급했다. 소액해외송금을 이용하면 건당 월 5,000달러 이하, 연간 5만 달러 이하일 경우 은행을 거치지 않고 가상계좌로 입금할 수 있다. 송금 사유도 자녀 명의로 일본에 생활비나 학비를 송금하는 것처럼 위장했다.
밀수입한 고기는 A씨가 운영하는 식당을 포함해 부산·울산 지역 음식점 등에서 유통되거나 판매됐다. 세관은 고래고기 관련 첩보를 입수한 뒤 이들의 식당과 창고 등을 압수수색해 고래고기 300㎏을 압수했다.
고래고기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근거한 ‘야생생물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환경부 장관 허가를 받아야만 수입할 수 있어, 사실상 국가 간 상업적 거래가 불가능하다.
부산세관 측은 "멸종위기 동식물의 불법 반입을 막기 위해 다른 나라 세관과 정보교류를 강화하고, 국제 특송 등 소규모 화물에 대한 검사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