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도시 중 가장 많은 파크골프장을 보유하고 있는 대구에서 올해 처음 예약제가 시범 실시됐으나 동호인 10명 중 7명 넘게 예약제 전환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호인들은 예약 시 1, 2주치를 한 번 만에 부킹하는 일괄예약의 부작용이 커다며 4~8명 동반예약이 가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구파크골프협회는 지난 10~16일 7일간 불로 강변 중구 검단 수성 팔현 비산 다사 수림 등 9개 파크골프장에서 1,000명을 대상으로 '파크골프장 예약시스템'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935명이 응답했다고 23일 밝혔다. 대구시는 지난달 3일부터 27홀 규모의 불로파크골프장에서 하루 4회 기준으로 인터넷, 전화, 방문예약제를 실시하고 있다.
응답자들은 '향후 예약제 전환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696명(74.4%)이 반대했고, 213명(22.8%) 찬성 , 26명(2.8%)은 모르겠다고 답했다. '예약제 타 구장 확대'에 대해서도 743명(79.5%)이 반대했고, 163명(17.4)이 찬성, 29명(3.1%)은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특히 응답자들은 일괄예약과 하루 2시간30분으로 제한된 이용시간이 현장 실태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괄예약'에 대해서는 724명(77.4%)이 반대했고, 135명(14.4%)가 찬성, 76명(8.1%)이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협회에 따르면 불로파크골프장에 일괄예약시스템을 도입한 후 모바일 기기 사용에 능숙한 특정인만 이용하는 구장으로 전락하고, 예약 후 나타나지 않는 노쇼(No Show)도 많다. 또 이용자들이 갑작스런 사정이 생겨도 제때 취소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협회 측이 지난 14일 불로파크골프장의 예약실태를 확인한 결과 정원 800명 중 예약률은 85%(683명)였다. 또 15일 오전 9시30분~낮12시 B, C코스는 정원 140명에 135명이 예약했으나 이중 50여 명이 노쇼나 늦게 도착했다.
협회에 따르면 예약제 도입에 앞서 파크골프장 증설이 급선무다. 현재 대구에는 1만8,692명의 등록회원과 비회원 등모두 4만여 명의 동호인이 파크골프를 즐기고 있고 구장은 25개에 513홀이다.
불로파크골프장 예약정원을 기준으로 할 때 25개 구장에 예약이 꽉 찰 경우 1일 최대입장객은 1만5,800명이다. 4만 명이 입장하기 위해서는 18홀 규모의 구장이 43개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동호인 중 여성이 남성의 2배에 육박하면서 1인 부킹에 따라 낯선 사람과 운동을 같이 해야 하는 부담감도 커지고 있다. 회원 중 여성은 1만2,133명으로 남성 6,559명보다 압도적으로 많고 4~8명 단위의 지인들과 운동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으나 예약제를 하면 단체 취미활동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응답자들은 또 동호인들이 가장 많이 붐비는 낮 12시에 점심시간을 이유로 1시간 휴장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응답자 10명 중 7명이 오전이나 오후 반일제를 희망하고 있는 것과 직결되고 있다. '1일 희망 이용시간'에 대한 설문에서 652명(69.7%)이 반일제를 원했고, 117명(12.5%)이 4시간, 149명(15.9%)이 3시간, 17명(1.8%)이 2시간을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협회 관계자는 "현재 예약제에 따르면 1일 1회에 최대 이용시간은 2시간30분이지만 입장 및 퇴장 시간을 고려하면 2시간에 불과하다"며 "점심시간을 없애고 일출에서 일몰시간을 활용하면 4시간 운동하는 3부제나 3시간치 4부제를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편 대구시는 지난 11, 12일 2일간 불로파크골프장 예약제 이용자 222명에 대한 설문조사를 별도로 한 결과 151명(69%)이 만족했고, 40명(18%)이 보통, 27명(13%)이 불만족으로 응답했다는 정반대의 자료를 냈다.
대구시와 대구파크골프협회는 23일 대구시청 동인청사에서 파크골프장 예약제에 대한 간담회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