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등 34개국이 러시아와 벨라루스 국적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 금지를 한목소리로 촉구하고 나섰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두 국가의 2024년 파리 하계올림픽 출전 가능성을 열어두는 의사를 밝히자,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표명한 것이다. 최근 IOC 의견에 동조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던 미국도 입장을 바꿨다.
한국을 포함한 34개국 스포츠 관련 부처 장관들은 20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우리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가 중립국 소속으로 경기에 참여하는 게 어떻게 실현 가능한지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성명에서 이들은 "러시아 선수들과 러시아 군대 간의 강력한 연계와 협력도 분명한 우려"라며 "이런 근본적인 문제와 실현 가능한 중립성 모델에 대해 상당히 부족한 명확성과 구체적인 세부사항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가 (올림픽) 대회에 참가하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IOC가 최종 결정을 안 내렸다는 데 주목하며, IOC가 이 문제를 해결하고 그에 따라 기존 제안을 재고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IOC는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국제대회 개최 불허 등 기존 제재는 유지하기로 했지만, 두 나라 선수단이 중립국 소속으로 대회에 참가하는 길은 열어둘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를 중심으로 유럽 국가들은 이런 방침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번 성명에 참여한 국가들은 "스포츠 기구의 자율성을 인정하지만, 우크라이나 침공과 그로 인한 파괴가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하면 두 나라 선수가 개별적으로 경기에 참여할 길을 모색하자는 IOC 제안이 많은 의문과 우려를 자아낸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7월 성명에서 중립국 소속 개인 자격으로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의 경기 참여가 허용될 수 있다고 밝힌 점을 거론한 뒤, "이 두 나라에선 스포츠와 정치가 밀접히 얽혀 있다"고 입장 번복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