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낮 기온이 영상 14도까지 오른다는 예보에 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렇게 따스한데 봄이 시작된 게 아닐까 생각하겠지만 아직은 아니다. 기후학적으로는 말이다.
17일 기상청은 토요일인 18일 아침 최저기온을 영하 4~영상 8도, 낮 최고기온을 7~13도로 예보했다. 19일도 낮 최고기온이 4~14도라 따듯한 일요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낮 기온이 10도를 넘어 14도까지 올라도 기후학에서는 제주를 제외한 전국을 '겨울'로 분류한다. 봄의 정의가 '일 평균기온이 5도 이상으로 올라간 후 다시 내려가지 않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이에 비춰 보면 서울은 16일 평균기온이 2.3도여서 여전히 겨울이다. 낮 기온이 높아도 아침 기온이 평균기온을 끌어내려서다. 부산은 같은 날 평균기온이 6.2도였으나 15일은 3.7도였다. 다시 5도 미만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어 아직 봄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
반면 제주는 이달 4일 일 평균기온이 5.8도로 오른 뒤 14일째 5도 아래로 떨어진 날이 없다. 따라서 이미 봄이 왔다고 해석될 여지가 크다. 그래도 엄밀히 말하면 100% 확신할 수는 없다. 다음 주 언제라도 평균기온이 5도 미만으로 내려가면 기후학적으로 봄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에게는 현실의 날씨와 엄격한 기후학적 정의가 일치하지 않는 일종의 괴리일 수도 있다. 여름이 오기 전까지는 봄을 봄이라 부를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기상청 관계자는 "기후학의 목적이 계절을 사후적으로 분석하는 데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봄이 다 끝난 시점에 '이번 봄의 특성은 어떠했다'고 분석하는 게 기후학이란 얘기다. 즉 지금이 봄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데는 큰 관심이 없는 셈이다. 다만 기상청은 편의상 3~5월을 '봄철'이라 칭한다.
최근 30년(1991~2020년)간 전국에 봄이 시작된 날짜는 평균적으로 3월 1일이다. 이는 과거 30년(1912~1940년)에 비해 17일 빠르다. 기후변화 탓인데 이 추세가 지속되면 70년 뒤에는 봄의 시작이 23~27일 빨라져 2월 초가 될 수도 있다.
한편 18일에는 전국에 비가 내린다. 강수량은 호남·경남·제주 5~30㎜, 중부지방·경북 5㎜ 미만이다. 강원 북부 내륙과 산지에는 1~3㎝의 눈이 예보됐다. 대기 정체 탓에 수도권·강원 영서·충청·전북·대구는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