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의 최근 10년간 사회공헌 활동 실적이 이자 수익의 3% 이하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2020년 4대 은행의 사회공헌 사업 집행금액은 1,586억~6,635억 원이었다. 해당 기간 은행들의 이자 수익과 비교하면 0.9~3% 수준이었다. 당기순이익에 비해서는 3.1~8.7%였다.
김 의원은 "서민들은 매달 급증하는 이자로 숨도 못 쉴 만큼 고통받고 있는데, 은행은 예대마진으로 거둔 최대 실적을 자축하며 성과금 잔치를 벌였다"며 "금리와 수수료를 내리고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공헌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회공헌 사업 내용도 논란의 소지가 있다. 통상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에는 '메세나(문화예술·스포츠 등에 대한 지원)' 사업이 포함되는데, 은행연합회가 발간한 '2020년 은행 사회공헌 활동 보고서'를 보면 A은행은 아마추어 골프대회 후원을 사회공헌 사업으로 소개했다. 이와 관련해 은행연합회 측은 "스포츠 산업 육성과 저변 확대를 위해 비영리 목적으로 아마추어를 지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5일 "은행권의 지원내역을 면밀히 파악해 실효성 있는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금융당국은 이에 은행의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점검에 나설 방침이다.
은행권의 수익은 지속 증가세였지만, 고용창출 효과는 감소하고 있다. 4대 은행의 순이익은 2012년 5조4,613억 원에서 2021년 9조2,487억 원으로 70% 가까이 급증했다. 반면 해당 기간 임직원 수는 6만4,000여 명에서 5만8,000여 명으로 줄었다. 금융권이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며 오프라인 점포를 감축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 기간 점포 수는 4,137곳에서 3,079곳으로 4분의 1이 줄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3일 은행의 '돈잔치'를 비판한 데 이어 15일에도 "금융은 공공재 성격이 강하다"며 서민들의 고통 분담에 동참할 것을 주문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대통령의 인식과 대처 방안에 모두 동의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은행연합회는 이에 3년간 10조 원 이상의 '사회공헌 프로젝트' 추진 계획을 발표하는 등 수습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