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에 멍이 든 채 숨진 초등학생 계모와 친부가 지난해 1월부터 아이를 때리기 시작했다고 경찰 조사에서 인정했다. 하지만 계모는 "사망 당일 아이를 한 차례 밀쳤는데, 넘어져 일어나지 않았다"며 고의성이 없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14일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에 따르면,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 치사 혐의로 구속된 계모 A(43)씨는 "의붓아들 B(12)군이 말을 듣지 않아 작년 1월부터 때리기 시작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사망한 경위와 관련해선 "사망 당일 아이를 밀쳤는데, 넘어져 일어나지 않아 남편에게 연락했다"고 주장했다. B군 아버지 C(40)씨도 지난해 때린 사실은 인정했지만 "올해 들어선 때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B군 사망이 자신의 체벌과 관련이 없다고 밝힌 것이다.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상습아동유기방임 혐의로 구속된 C씨는 지난 10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당시 "아들을 안 때렸다. 아내가 때리는 것을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아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아내가 다 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A씨 부부의 휴대폰 분석 결과, B군 학대를 추정할 수 있는 대화 내용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B군 사망 2, 3일 전 대화 내용을 확보해 분석했다"며 "숨진 아이에 대한 애정의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