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혈통' 김정은 딸 주애, ICBM과 함께 北 우표에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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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1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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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주애의 사진을 담은 우표 도안을 공개했다.

북한 조선우표사가 14일 지난해 11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 당시 김 위원장과 딸 주애의 현지시찰 사진을 토대로 구성된 새 우표 디자인을 공개했다. 해당 우표는 17일 발행될 예정이다.

우표사는 발행 의미에 대해 "초강력적이고 절대적인 핵억제력을 끊임없이 제고함에 관한 조선노동당과 공화국 정부의 최우선 국방건설 전략이 엄격히 실행되고 있는 가운데 전략 무력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지난해 11월 18일 진행됐다"며 "성공을 기념해 우표들을 발행했다"고 밝혔다.

우표는 총 8종으로, 이 가운데 5종에는 주애가 김 위원장과 미사일을 배경으로 손을 잡고 나란히 걷거나 팔짱을 끼고 포즈를 취한 모습, 인민군 병사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주애가 북한 우표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표에는 부녀의 모습을 중심으로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린 미사일과 '불패의 핵강국의 위용을 만천하에 과시', '조선의 전략적 힘, 절대적 힘 만방에 과시', '김정은 동지께 최대의 영광을 드립니다' 등 선전 문구들이 담겼다. ICBM은 미국이 가장 껄끄러워 하는 북한의 전략무기다.

우표사는 각각의 우표에 대해 설명하면서 주애를 '존귀하신 분'이라고 칭했다. 지난해 화성-17형 발사 이튿날인 11월 19일 김 위원장이 "사랑하는 자제분과 여사와 함께 몸소 나오시여" 발사과정을 지도했다고 보도한 것과 비교해 표현을 높인 것이다.

이번 우표 발행은 최근 주애를 미래 세대의 상징으로 '우상화'하는 작업의 일환으로 보인다. 앞서 8일 북한 건군절(인민군 창건일) 75주년 기념 열병식에는 주애가 타는 것으로 보이는 '백마'가 등장했다. 북한 당국이 주애와 같은 이름을 가진 주민들에게 개명을 강요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아버지 김정은이 권력을 세습할 당시 우상화의 일환으로 조치한 것과 흡사하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주애가 모습을 드러낸 행사는 모두 군 관련이었다"며 "주애를 통해 미래 세대 안전을 담보한다는 방향으로 무기 개발 이미지를 변화시킨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