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상장주식 순매수 규모가 9년여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의 반도체 산업 지원과 중국의 조기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가 가시화하는 등 국내외 호재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은 국내 상장주식 6조1,460억 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2013년 9월(8조3,320억 원) 이후 월간 기준 가장 많은 규모다. 외국인의 월간 순매수 규모가 6조 원대를 기록한 것 또한 2020년 11월(6조1,250억 원) 이후 처음이다.
대내외 투자 환경이 복합적으로 좋아진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국내 수출기업의 호재로 작용했고, 정부가 지난달 대기업의 반도체 설비투자 세액공제율을 8%에서 15%로 높이면서 외국인의 반도체 주식 순매수 규모가 늘었다. 여기에 지난해 역대 최대 수익을 거둬들인 4대 금융지주가 배당 확대에 나선 것도 매수세를 끌어올렸다.
지역별로는 미국 국적자의 순매수 규모가 1조6,210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룩셈부르크(1조5,960억 원), 영국(9,480억 원) 순이었다. 외국인의 상장주식 보유 규모는 전월 대비 62조2,000억 원 늘어난 636조 원으로, 국내 시가총액의 26.9% 수준이었다.
국내 채권시장은 외국인 투자가 급감했다. 지난달 외국인은 6조5,680억 원 규모의 국내 상장채권을 순회수했다. 작년 12월 4조310억 원을 순회수한 데 이어 2개월 연속 투자를 줄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