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보호구역에서 빨간불에 횡단보도를 건너던 초등학생을 친 운전자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울산지법 형사11부(부장 박현배)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어린이보호구역 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택시 운전기사 A씨에게 벌금 250만 원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5월 경남 양산의 한 어린이보호구역 횡단보도를 지나다가 자전거를 타고 가던 B군을 치어 전치 2주 상처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사고는 보행자 신호등이 초록색에서 빨간색으로 바뀐 직후 B군이 횡단보도로로 진입해 발생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차량이 진행할 수 있는 전방 신호를 보고 출발해 과실이 없다"는 취지로 무죄를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사고 지점이 학교 인근 어린이보호구역인 만큼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한 운전자의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고 당시는 하교 시간이라 횡단보도를 이용하는 어린이들이 많았고 날씨가 맑아 시야를 가리는 다른 장애물도 없었다”면서 “운전자가 좌우만 제대로 살폈더라면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컸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통안전에 취약한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해 신설된 가중처벌 조항 취지를 고려할 때 피고인의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 "보행자 정지 신호를 무시하고 횡단보도에 진입한 피해자 과실이 있는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