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빵·초코파이가 효자네…SPC삼립·오리온, '매출 3조' 안팎 기록

입력
2023.02.10 10:00
SPC삼립·오리온, 원가 부담에도 성장세
롯데제과, 매출 11% 올랐지만 영업익↓


제빵·제과 기업 SPC삼립과 오리온이 지난해 3조 원 안팎의 매출을 기록하며 호황을 누렸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원부자잿값 상승 등으로 식품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도 스테디셀러 제품을 앞세워 국내외 수익성을 개선했다. 롯데푸드와의 합병으로 기대감을 모았던 롯데제과는 영업이익이 떨어지면서 다소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3조 클럽' 가입한 SPC삼립…눈앞에 둔 오리온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PC삼립은 사상 처음으로 지난해 연 매출 3조 원대를 돌파했다. SPC삼립의 연결 기준 매출은 3조3,145억 원으로 전년보다 12.5% 늘었고, 영업이익은 895억 원으로 35.3% 증가했다.

좋은 성적을 거둔 데는 엔데믹(풍토병화) 전환에 따라 외식 수요 회복으로 식자재 물동량이 늘어나면서 유통 부문 실적이 오른 것이 먹혔다. 이용객 증가로 휴게소 사업의 수익성도 좋아졌다.

베이커리 부문에서는 지난해 2월 재출시한 '포켓몬빵'이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포켓몬빵은 전국 편의점마다 오픈런 현상이 벌어지고 웃돈을 주고 스티커인 '띠부띠부씰'을 거래하는 문화가 생기면서 1년 만에 1억 개가 넘게 판매됐다.

오리온도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조8,732억 원을 기록하면서 '3조 클럽'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영업이익은 25.1% 늘어난 4,667억 원으로 나타났다. 법인별로는 한국 16.3%, 중국 14.9%, 베트남 38.5%, 러시아 79.4%으로 전 법인이 두 자릿수 이상 성장률을 보였다.

특히 베트남과 러시아 법인이 전체 성장세를 이끌었다. 오리온은 현지에서 각각 생산 라인을 늘리고 신공장을 가동해 제품 공급량을 늘렸고 공격적으로 영업 활동을 펼쳐 매출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베트남과 러시아 법인의 공장 가동률은 각각 118%, 124%에 달한다.

오리온은 높은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가격 인상 검토 없이 제품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9월 오리온은 9년 만에 주요 제품의 가격을 평균 15.8% 올렸다. 오리온 관계자는 "제품 경쟁력과 영업력을 강화해 소비자 가치를 꾸준히 높이면서 건강한 성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제과는 영업이익 감소…"원자잿값 상승 부담"


이 가운데 경쟁사 롯데제과는 영업이익이 1,353억 원으로 6.3% 감소했다. 롯데제과는 롯데푸드와 합병 이후 지난해 매출이 4조74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1% 올랐지만 원자잿값 상승으로 인한 원가 부담을 감당하지는 못했다. 롯데제과는 원재룟값 상승 부담과 함께 합병에 따른 컨설팅 비용으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밝혔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업계 전반의 실적 부담이 커지는 와중에 왜 제빵·제과 업체의 실적 희비가 갈렸을까. 업계 한 관계자는 "SPC삼립은 베이커리보다 푸드, 식자재 유통 사업 등의 매출 비중이 더 크다"며 "외부에서 식자재를 구매·공급하는 기업 간 거래(B2B) 유통까지 사업이 다양하게 분산되다 보니 직접 제조 비중이 높은 업체 대비 충격이 덜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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