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테니스 팬을 열광케 한 2023 호주오픈은 끝났지만, 멜버른 시내 한편에는 한국 기업이 재창조한 '테니스 핫플레이스'가 남게 됐다. 호주오픈 공식 후원사 기아가 지난 15년 동안 자금 지원을 받지 못해 망가진 채 있던 메이드스톤 풋스크레이 테니스클럽을 새단장해 대회장 못지않은 시설로 확 바꿔 놓으면서다.
기아는 최근 호주 멜버른에서 막을 내린 호주오픈 기간 동안 메이드스톤 풋스크레이 테니스클럽 코트 두 면을 재건했다고 8일 밝혔다. 대회 이전까지는 바닥이 손상돼 비가 오면 물이 고이는 등 경기장으로서 기능을 하지 못했던 이 코트는 대회가 끝난 뒤 호주오픈 주경기장 멜버른 파크의 하드코트를 떠올리게 하는 푸른빛 새 경기장으로 변신했다. 여기에 기아 로고 패턴은 물론 광고판까지 설치해 선수들도 탐낼 만한 수준이 됐다.
헌 집의 내부를 화려하게 바꿔 놨던 옛 예능프로그램 '러브 하우스'를 연상케 하는 이번 프로젝트에는 호주의 유명 작가 제스라이(JESWRI)와 히스코(Heesco)도 참여, 테니스 황제 라파엘 나달(37·스페인)이 우승한 2009년과 2022년 호주오픈 결승전의 랠리 장면을 소재로 한 벽화 작품까지 남겼다. 기아에 따르면 메이드스톤 풋스크레이 테니스클럽 안에 그려진 나달 벽화는 계속 공개될 예정이다. 제스라이는 코트 재건 과정을 담은 타임랩스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며 "이번 작업은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코트 재건의 마침표는 테니스 황제 라파엘 나달과 어린이들이 찍었다. 기아가 지난달 19~23일 현지 유소년들을 대상으로 테니스 레슨과 문화 체험을 제공하는 '기아 클럽하우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다. 이 행사에는 기아 브랜드 홍보대사인 나달과 그가 설립한 '라파 나달 재단' 유소년 18명이 참여했다. 나달은 "기아가 테니스를 통해 라파 나달 재단 아이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했다"며 "이런 움직임이 멜버른뿐 아니라 전 세계로 퍼져나가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