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영 지사 정무라인, '업무추진비'에 이어 '법인카드' 부당 사용 논란

입력
2023.03.05 10:00
김광수 정무수석 법인카드로 담배 구입
결제 문자 본 담당자가 연락해 결제 취소
협력관은 업무추진비 허위 기재 '징계'
도의회서 정무라인 '역할 부재' 질타

국회의원을 지낸 김광수 전북도 정무수석이 법인카드로 마트에서 담배를 구입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다. 박성태 도 정책협력관이 업무추진비 부당 사용으로 징계를 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김 수석까지 유사한 논란에 휩싸이면서 김관영 전북지사 정무라인 도덕성 문제가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5일 전북도에 따르면, 김 수석은 지난해 7월 전주시내 마트에서 법인카드로 담배 한 갑을 구입했다. 핸드폰 문자 메시지로 카드 명세를 본 담당 공무원이 곧바로 정무수석실 비서에게 "카드 결제를 취소하라"고 전달했고, 비서 전화를 받은 김 수석이 마트에 찾아가 결제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 수석은 "국회의원이나 전북도의장 재임 시에는 수행비서가 법인카드를 소지하고 결제해 지금 법인카드를 처음 사용하고 있다"면서 "평소에 지갑에 카드를 몇장 가지고 다녀서 착각해서 법인카드로 담뱃값을 결제했고, 비서 연락을 받은 즉시 마트에 가서 결제를 취소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임명된 김 수석은 "다가오는 22대 총선에 불출마하고 지역 발전에 헌신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전북도 공기업과 출연기관장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소통 역할을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국주영은 도의장도 기자간담회에서 “김 수석 임명과 관련해 비공식적이지만 도의회의 반대 의사를 밝혔다"며 "그래서인지 김 수석이 도의회를 한 번도 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박 정책협력관은 도정과 무관한 사람들과 식사를 하거나 목적 외 용도로 업무추진비를 수시로 사용했다는 의혹 제기로 감사를 받았다. 그가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4개월간 용처를 투명하게 밝히지 않고 사용한 업무추진비만 600만 원에 달한다. 담당 공무원이 용처를 제대로 쓸 수 없어 '언론인이나 국회 관계자'에게 업무추진비를 썼다고 허위로 기재한 사실도 드러났다. 용처에 기재된 기자들은 박 정책협력관과 식사를 한 사례가 없었다.

국민의힘 전북도당 사무처장을 지낸 박 정책협력관은 여야 협치 차원에서 국민의힘 전북도당위원장인 정운천 의원에게 추천받아 임명한 인사다. 박 정책협력관은 "업무 파악 차원에서 직원들과 식사한 경우가 많았다"며 "편의상 목적을 다르게 적었다"고 설명했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는 지난 2월 성명을 통해 "박성태 정책협력관이 언론 관계자에게 사용했다고 한 업무추진비 35건 중 34건은 허위로 밝혀졌고, 시책 추진 업무추진비로 직원과 식사한 것도 13건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전북도는 박 협력관의 업무추진비 부당 사용 내용을 도민들에게 소상히 알리고 직위를 해제하라"고 촉구했다.

전주= 최수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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