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부터 현재까지 원작을 기반으로 한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들이 쏟아졌다. 원작의 인기가 흥행의 검증이 된다는 이유도 한몫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원작보다 못한 결과물이 된 작품들이 줄줄이 쓴맛을 보고 있다. '재벌집'부터 '금혼령'까지 이유도 각기 다양하다.
수년 전부터 탄탄한 스토리텔링과 이미 형성된 팬층을 토대로 원작, 즉 IP 기반 콘텐츠들이 각광을 받았다. 각 제작사들은 웹툰과 웹소설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기면서 더 새로운 이야기와 소재를 찾기에 집중했다. 대표작으로는 지난해 흥행한 '재벌집 막내아들'이 있다. 이 외에도 '유미의 세포들' '지금 우리학교는' 등이 있으며 올해에도 '마스크걸' '이두나!' 등 인기 웹툰을 토대로한 드라마들이 공개를 기다리고 있다. 이처럼 국내 웹툰 업계가 다양한 장르와 소재를 선보이면서 드라마 업계에도 쌍끌이 흥행을 노렸고 큰 성과를 얻었다.
드라마와 영화 대본이 웹툰·웹소설 업계로 먼저 흘러가는 경우도 왕왕 생길 정도로 원작은 흥행 보장 수단이 됐다. 제작사는 웹툰으로 대중의 반응을 면밀히 확인하고 투자 리스크를 줄인다. 흥행의 초석으로 불릴만한 가치가 있는 영역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미남당' '징크스의 연인' '금혼당' '사장님을 잠금해제' '커넥트' 등 흥행과 멀리 떨어진 작품들도 점점 늘고 있다. 앞서의 작품들 실패 이유로는 각색의 실패부터 주역들의 역량 부족 등이 꼽혔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검증했던 원작과 달리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콘텐츠들이 늘면서 각색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가령 '재벌집 막내아들'은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후반부 원작과 다른 결말로 대중과 원작 팬들의 원성을 샀다.
원작 기반 작품은 초반 화제성과 시청률을 나란히 견인하기 좋지만 반대로 부정적인 평가도 더욱 쉽고 빠르게 나온다. 원작 팬들의 비판은 곧 여론에 큰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결국 관건은 각색이다. 원작의 고유 재미를 극대화하면서 드라마적 기법까지 놓치지 말아야 한다. 주로 에피소드 식으로 연재되는 웹툰을 드라마로 옮길 때 스토리적으로 연결성을 부여해야 하는 것이다. 과도한 각색이 성공하는 경우는 드물다. 반대로 원작의 힘에 기대 '재현'만 한다면 그 역시도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적절한 각색과 구현이 동시에 이뤄져야 웰메이드 드라마로 이름을 올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