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현재 미분양 물량을 정부가 떠안아야 할 단계는 아니라며 정부 지원에 선을 그었다.
원 장관은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는) 규제·금융 완화를 통해 시장에서 실수요 급매물이 소화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가 직접 미분양 물량 매입에 나설 위기 상황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뜻이다.
원 장관은 "준공 후 미분양으로 일반 미분양 자체가 늘어난다고 해서 이를 주택시장의 위기로 볼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분양은 6만 가구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는 보통 '미분양 6만 가구'를 위기의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이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미분양 물량 매입 건을 지적하며 매입임대 사업 전반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다. 원 장관은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가장 저렴하게 물량을 확보해야 하는 취지와 달리 관행대로 매입한 것은 무감각하고 무책임하다"고 질책했다. LH는 최근 서울 강북의 '칸타빌 수유팰리스' 일부 물량을 12% 할인된 가격으로 사들였다고 밝힌 바 있다. 원 장관은 매매가격이 여전히 비싸다고 판단한 것이다.
건설사에 쓴소리도 했다. 원 장관은 "집값이 급등하고 경기가 좋을 때 무분별한 금융을 끌어와 놓고는 가격도 안 낮추면서 정부한테 (부담을) 떠안으라고 하는 건 시장경제와 맞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원 장관은 "지나치게 위축됐던 거래량이 (1·3 대책 이후) 일부 회복되고 지방의 좋은 입지에서 거래가 활성화하는 건 당연한 결과"라며 "부동산 거래 자체에 대한 최후 처방은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