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집값이 지난 5년간 11억 원 이상 오를 동안 경남 사천 집값은 오히려 하락했다. 서울시민이라도 강남구 거주자의 소득은 강북구 거주자의 2.5배에 달했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은 25일 이러한 우리 사회 내 지역별 불평등 상황을 담은 '2022년 민주연구원 불평등 보고서'를 발간했다. 한국부동산원 월간주택가격동향 데이터를 바탕으로 각 기초자치단체의 지난 5년간(2017년 10월~2022년 10월) 아파트 평균가격 상승폭을 분석했다.
아파트 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서울 강남구(11억2,000만 원)였고, 서초구(9억2,000만 원), 용산구(9억1,000만 원), 경기 과천·서울 성동구(각 8억 4,000만 원)가 뒤를 이었다. 아파트값 상승 상위 20개 기초단체 중 15곳이 서울이었고, 나머지 5곳도 경기도였다.
이처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대폭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경남 사천의 아파트 평균값은 800만 원 하락했다. 분석 대상 기초자치단체 중 가격이 하락한 유일한 곳이다. 경북 영천은 5년 전과 비교해 가격 변동이 없었고 경남 거제도 상승폭이 200만 원에 불과했다.
이처럼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한 자산불평등은 소득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요인이었다. 민주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소득불평등을 나타내는 지니계수에서 부동산소득(임대소득+자본이득)의 불평등 기여도는 53.9%를 차지했다. 이는 2016년 지니계수에서 부동산소득의 불평등 기여도 27.7%의 두 배에 가까웠다.
기초자치단체별 근로소득 격차도 컸다. 평균 소득이 가장 많은 서울 강남구 거주자는 2020년 평균 7,469만 원의 수입을 올렸는데, 평균 소득이 가장 적은 부산 중구(2,581만 원)의 2.9배에 달한다. 강남구 소득은 서울에서 가장 소득이 적은 강북구(2,953만 원)와 비교해도 2.5배가 넘는다.
민주연구원이 불평등과 관련한 보고서를 낸 것은 처음이다. 정태호 민주연구원장은 발간사를 통해 "불평등의 현황과 실태를 파악하고 해결하기 위한 실마리를 찾기 위한 것"이라며 "소득불평등과 자산불평등 현황을 지역별로 정리하는 진단에서 첫 단추를 시작하려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