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프린, 스키 월드컵 통산 83승…린지 본 넘어 신기록

입력
2023.01.25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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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케일라 시프린(28)이 '스키 여제' 린지 본(39·이상 미국)을 넘어 최다승 신기록을 세웠다.

시프린은 2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크론플라츠에서 열린 2022~23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 월드컵 여자 대회전 경기에서 1, 2차 시기 합계 2분00초61을 기록해 우승했다.

이로써 시프린은 FIS 월드컵 알파인 여자부 최다승 신기록인 통산 83승을 달성했다. 종전 기록은 본이 갖고 있던 82승이다. 시프린은 지난 8일 슬로베니아에서 열린 대회전에서 82승을 달성했지만 이후 네 차례 레이스에서 승수를 보태지 못했다.

이날 83승에 재도전한 시프린은 1차 시기를 58초72에 달려 출전 선수 57명 가운데 1위를 기록했고, 2차 시기도 가장 빠른 1분01초89에 끊어 2위 라라 구트 베라미(스위스)의 1, 2차 시기 합계 2분01초06을 0.45초 차로 제쳤다.

시프린은 "내 모든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없다"며 "말이 되지 않는 일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2차 시기엔 조금 긴장했다. 레이스를 펼치는데 모든 것이 조용해진 느낌이었다"면서 "좋은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놀랐다"고 덧붙였다.

시프린은 남자부 최다 우승 기록인 잉에마르 스텐마르크(은퇴·스웨덴)의 86승도 이번 시즌 안에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시프린의 주 종목인 회전, 대회전 경기가 7차례 남았다. 특히 본은 82승째를 34세에 달성했고, 스텐마르크는 33세였던 1989년에 86승째를 거뒀기 때문에 아직 20대인 시프린은 사상 최초의 알파인 월드컵 100승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

2013년 12월에 월드컵 첫 승을 따낸 시프린은 자신의 11번째 시즌, 238번째 대회에서 83승을 달성했다. 이번 시즌에만 9승을 거뒀고, 자신의 한 시즌 최다승은 2018~19시즌의 17승이다. 반면 본은 395차례 대회에 나가 82번 우승했다.

시프린의 주 종목은 얼마나 빨리 정해진 코스에 따라 슬로프를 내려오느냐를 겨루는 기술 종목(회전·대회전)이다. 시프린은 83승 중 51승을 회전에서 따냈다. 대회전에서는 18승을 수확했다.

회전은 기문으로 표시한 코스를 지그재그로 회전하며 빠른 속도로 슬로프를 내려오는 경기다. 기문 개수는 표고 차에 따라 보통 남자는 55∼75개, 여자는 45∼60개를 설치한다. 많은 기문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자주 방향을 바꿔줘야 하고 각도를 최소화해야 하는 등 테크닉이 요구되는 종목이다. 대회전은 회전과 비슷하지만 기문 사이 거리가 회전 종목과 비교해 10m 이상 더 넓다.

시프린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회전과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대회전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평창에서는 알파인 복합 은메달도 추가했다. 다만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는 노메달에 그쳤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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