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 속에서도 4.5%가량 성장이 예상된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완화하면서 생산이 정상화되면서다. 다만 고물가, 고금리 영향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의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동헌 현대자동차그룹 경제산업연구센터 자동차산업연구실장은 1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2023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신년 세미나'에서 2023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지난해보다 4.5% 성장한 7,934만 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실장은 "반도체 수급이 개선되고 있지만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경기 둔화가 그동안 신차 공급이 부족해 쌓여왔던 대기 수요의 실현과 신규 수요의 유입을 제약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8,600만 대 회복은 다소 지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올해 글로벌 주요 시장 대부분이 제한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은 2,190만 대로, 지난해보다 3.1% 성장을 예상했다. 유럽(2.7%), 인도(3.7%) 등 대부분이 2~3%가량 시장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영향으로 법인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년 대비 6.6% 성장한 1,482만 대로 전망된다. 한국 시장도 높은 할부 금리로 소비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해보다 2.1% 늘어난 168만 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실장은 올해 자동차 시장의 주요 특징으로 ①공급 제약 상황 해소 ②완성차 업체 수익성 둔화 ③중국 자동차 업체 해외 진출 확대 ④전기차 시장 경쟁 심화 ⑤완성차 업체들의 전략 재점검 등을 꼽았다. 특히 전기차 시장과 관련해 중국 업체들이 아시아·태평양과 남미,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 진출을 적극 도모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올해 전기차 시장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681만 대를 판매했던 지난해보다 28.5% 증가한 875만 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전기차 시장도 지난해 16만 대에서 올해 22만 대로 37.5% 성장이 기대된다. 전기차 신차도 대거 출시한다. 폭스바겐 'ID.7', 도요타 'bZ3xX', 기아 'EV9' 등 총 74종의 신형 전기차가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이 실장은 "전기차 시장 대응과 공급망 관리가 미흡했던 일부 업체들은 전동화 전략과 공급망 재편의 필요성이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연기관 중심이었던 정통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를 대거 출시하면서 테슬라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 하락과 주요 업체 사이에서 경쟁이 더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