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변협 신임 회장 "로톡 변호사 징계 방침 유지"

입력
2023.01.1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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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플랫폼 퇴출, 공공플랫폼 '나의 변호사' 혁신 약속"
권순일 전 대법관 변호사 등록 두고는 "제도적 정비 필요"
후보 간 전례 없던 고소·고발전 "고소 취하 관련 검토 중"

후보들의 고소·고발전으로 얼룩졌던 제52대 대한변호사협회장 선거가 협회 집행부 출신인 김영훈(59·사법연수원 27기) 변호사의 당선으로 막을 내렸다. 김 당선인은 "법률시장의 공공성과 독립성을 지키겠다"며 사설 법률 플랫폼 '로톡' 퇴출 의지를 분명히 했다.

김 당선인은 17일 서울 서초동 대한변협회관에서 열린 당선증 교부식에서 "이번 선거는 산업자본의 법률시장 침탈이란 위기 상황에서 치러졌다"며 "사설 플랫폼 퇴출과 대안인 공공플랫폼 '나의 변호사'의 혁신을 약속하겠다"고 말했다.

로톡 이용 변호사 회원에 대한 징계 방침은 이어질 전망이다. 김 당선인은 "변호사로서 지켜야 할 윤리 장전이 있고, 광고 규정에 대해서도 헌법재판소에서 전체적인 부분에서 합헌 결정까지 내렸다"며 "원칙을 뒤집는 것이야말로 변호사로서의 기본을 망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당선인은 '재판 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권순일 전 대법관의 변호사 등록을 협회가 승인한 문제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김 당선인은 "(권 전 대법관이) 앞뒤가 모순되는 행적을 보였기 때문에 제도적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걸 절감했다"며 협회에서 거론된 '권순일 방지법' 논의를 확대할 뜻을 내비쳤다.

이번 변협 회장 선거는 후보들 간 전례 없는 난타전 속에서 치러졌다. 김 당선인 측은 안병희(61·군법무관 7회) 후보가 과거 후배 변호사를 폭행했다고 주장했고, 이에 안 후보는 명예훼손 고소로 맞섰다. 회원 여론조사를 두고도 김 당선인 측이 편파 의혹을 제기하면서 운영사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김 당선인 캠프 관계자는 "선거가 끝난 만큼 빠른 시일 내에 고소 취하 등과 관련된 당선인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김 당선인은 배문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1998∼2005년 수원지법과 대전지법에서 판사로 근무했다. 제47대 변협 집행부에서 사무총장과 상임이사를, 현재의 제51대 집행부에선 부협회장을 지냈다. 이번 선거에서 전체 유효 투표 1만137표 가운데 3,909표(38.56%)를 얻어 당선됐다. 함께 출마한 안병희 후보는 3,774표(37.23%), 박종흔(57·31기) 후보는 2,454표(24.21%)를 득표했다.

임기 2년인 변협 회장은 3만여 명에 달하는 회원 변호사들을 대표할 뿐 아니라 대법관, 검찰총장,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등 법조계 주요 인사 추천권도 갖고 있다. 특히 대법관 9명과 헌법재판소 재판관 7명이 차기 변협 회장 임기 내에 교체된다는 점에서 김 당선인 영향력이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당선인은 "국민을 위해 어떤 분이 적합한지, 봉사정신을 갖고 있는지, 식견은 탁월한지 중립적으로 살펴서 (추천권을) 행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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