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발전으로 에너지 부족 나서고, 안심가로등으로 탄소 줄이고 안전 지키는 한국수력원자력

입력
2023.02.09 04:30
14면
신재생‧수소‧SMR 등 클린 에너지 개발 박차 
안심가로등 이산화탄소 연간 2,500톤 줄여

편집자주

세계 모든 기업에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는 어느덧 피할 수 없는 필수 덕목이 됐습니다. 한국일보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클린리더스 클럽 기업들의 다양한 ESG 활동을 심도 있게 소개합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원자력발전을 중심으로 수력·양수·신재생 발전 사업을 하고 있는 국내 최대 발전회사다. 최근 탄소중립을 위한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는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유리하지만 날씨에 따라 전기 생산량에 영향을 받는다. 이 문제를 보완해주는 것이 전기가 남는 시간에 잉여 전력으로 물을 상부댐으로 끌어올리고, 전기가 모자란 시간에 이 물을 하부댐에 떨어뜨려 전력을 생산하는 '양수 발전'이다. 3분 안에 발전이 가능해 전력 수요가 높을 때 곧바로 대응할 수 있다. 경기 청평, 경남 삼랑진, 경북 청송·예천, 경남 산청, 강원 양양, 전북 무주 등에서 총 설비 용량 4,700MW(메가와트)의 양수발전소 16기를 운영 중인 한수원은 충북 영동과 강원 홍천, 경기 포천에 새 양수 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영동군은 2030년까지 500MW, 홍천군은 2032년까지 600MW, 포천시는 2034년까지 750MW 규모의 양수발전소를 지을 계획이다.



올해 말 음식물쓰레기에서 전기‧수소 생산 목표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한수원이 개발하고 있는 '혁신형 SMR'은 전기가 필요한 지역 주변에 설치할 수 있어 송전선로가 짧은 것이 장점이다. 원자로 냉각제 펌프, 제어봉 구동장치 등 원자력 발전에 필요한 모든 장치를 한곳에 모은 '모듈화'로 안전성이 뛰어나고, 개별 모듈을 이어 붙여 더 큰 전력을 생산할 수 있어 경제성도 높다. 한수원은 국내 원전 산업계, 관련 연구기관 및 학계와 힘을 모아 혁신형 SMR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미래 원자력 산업을 이끌겠다는 목표다.

수소 사업 역시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한수원이 공을 들이는 사업이다. 한수원은 국내 최초로 바이오가스를 활용한 수소 융복합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음식물쓰레기에서 나온 바이오가스로 전기와 수소를 만드는 발전방식으로 2021년 전북 전주시와 공동개발협약을 체결해 진행 중이다. 올해 하반기 '전주리싸이클링타운'에 연료전지발전소를 짓기 위해 첫 삽을 뜬다. 완공되면 전북 전체 가구의 13%인 6만여 가구가 쓸 수 있는 15만MWh(연간)의 전력을 생산한다. 한수원은 전력을 판매하고 전기를 생산하며 나온 수소 200톤을 생산해 전주시가 운영 예정인 수소충전소를 통해 수소버스에 공급할 예정이다.



태양광으로 빛나는 안심가로등..."연간 2,451톤 탄소 저감"


한수원은 발전소 특성을 살린 사회공헌사업으로도 명성이 높다. 대표적으로 태양광 가로등을 무료로 설치해주는 안심가로등 사업이 있다. 2014년 서울 홍제동 개미마을에 가로등 37본을 설치한 것을 시작으로 8년 동안 전국 52개 지역에 총 2,434본의 안심가로등이 등장했다. 2017년에는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강원 평창군 올림픽선수촌 일대에 90본의 가로등을 설치해 올림픽 기간 평창을 찾는 일반인과 선수들의 밤길을 밝히기도 했다.

안심가로등은 낮에 충전한 태양광으로 밤에 불을 밝힌다. 한 번 충전으로 7일 이상 이용 가능해 장마철, 흐린 날씨에도 문제없다. 일반 가로등보다 1.5배 밝아 주민들의 안전을 지켜주고, 주변 동식물의 성장에 지장을 주는 것을 최소화하려고 자정 이후 밝기를 조절한다.

안심가로등 1본당 연간 2,190kWh의 전기 절약 효과가 있어 지난해까지 설치된 2,434본을 통해 연간 약 6억2,000만 원의 공공전기료 절감 효과를 거뒀다. 연간 2,451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 환경보호 효과도 있다는 게 한수원의 설명이다.

취약계층 거주비율‧범죄발생률이 높고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역을 우선 뽑다 보니 안심가로등에 대한 주민 반응도 좋다. 이들 지역은 가로등이 없고 생활 불빛이 적어 밤길 안전이 취약하다. 이러한 지역에 가로등을 설치해 주민들은 "야간에는 거닐기 힘들었던 곳을 마음 놓고 다닐 수 있게 됐다"며 환영했다. 2019년 밀알복지재단이 진행한 주민 설문조사에서도 '앞으로도 꼭 필요한 시설'이라는 응답이 95%로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수원은 안심가로등을 설치한 지역의 지방자치단체가 선정한 위기 가정에는 의료비와 생활비 등을 지원하는 '반딧불 희망 프로젝트'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약 1,200가구의 이웃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



한국정책학회가 뽑은 공공기관 ESG 정책 '대상'


전국 아동복지시설을 대상으로 통학 차량을 지원하는 '안심카 플러스 사업'도 한수원의 대표 사회공헌 사업이다. 2012년 안심카 플러스 사업을 시작한 한수원은 10년 동안 총 588대의 차량을 지원했다. 2021년에는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맞춰 이미 지원된 승합차 507대의 개조를 도왔다.

한수원은 같은 해 지역아동센터에 도서관을 지어주고 이용 학생들의 문화체험과 국영수 기초학습을 지원하는 '지역아동센터 행복나눔' 사업(전 '행복더함 희망나래' 사업)도 시작했다. 지난 10년 동안 전국에 도서관 294곳을 짓고 학생들의 활동을 돕는 사업비도 306억 원에 달한다.

이와 같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정책으로, 한수원은 지난해 9월 제1회 '한국 ESG 혁신정책 대상'에서 대상을 받았다. 이 상은 한국정책학회가 ESG 정책에 우수성을 보여준 공공기관, 공기업을 선정해 수여한다. 한수원은 안심가로등 플러스 지원사업을 통해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고, 탄소배출 저감을 통한 탄소중립 달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