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후 방송 중단을 가졌던 '결혼 지옥'이 시청률 회복에 나섰다.
17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6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이하 '결혼 지옥')은 전국 기준 4.2%를 기록했다. 이는 방송을 재개한 후 첫 방송분인 21회 3.9%보다 소폭 상승한 기록이다.
지난해 12월 19일 방송분인 '고스톱 부부' 편에서는 남성 출연자가 의붓딸의 거절에도 신체 접촉을 해 많은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 이 여파는 제작진에게 쏟아지며 '결혼 지옥'은 2주 간 재정비 시간을 가졌다.
이날 방송에는 매일 도돌이표 같은 싸움을 반복하고 있다는 '평행선 부부'가 찾아왔다. 연애 당시 한없이 착해 보였던 아내와 누구보다 다정다감했던 남편은 "같이 살지 않는 것밖에는 해결책이 없을 것 같다"며 괴로워하고 있었다. 항상 무기력한 아내가 답답하다는 남편과 매 순간 불같이 화를 내는 남편이 무섭다는 아내는 갈등의 간극을 전혀 좁히지 못하는 상태였다. 상담을 진행한 오은영 박사는 평행선 부부가 서로 다른 형태의 아픔을 가지고 있음을 지적하며, 극과 극을 달리는 두 사람을 위한 맞춤 힐링리포트를 제시했다.
오은영 박사는 ‘집밥’을 고집하는 남편을 이해하기 위해선 남편의 과거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어릴 적 부모님의 이혼으로 가족의 사랑을 받지 못해 방황했던 남편에게 결혼은 인생의 전환점이었을 거라는 점을 짚었다. 실제로 따뜻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는 남편은 눈물을 보였고, MC들 역시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를 지켜보던 오은영 박사는 두 사람이 주말마다 번갈아 가며 요리하는 집밥데이를 가져보라고 제안했다. 남편에게 ‘집밥’은 단순한 끼니 이상의 의미임을 이해해야 하기 때문. 간단한 요리라도 가족이 웃으며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 날 오후, 아내는 남편에 대한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아내를 괴롭게 하는 건 일주일 내내 술을 마신다는 남편의 신혼 초 주사 사건이었다. 당시 남편은 만취한 채로 화가 난다고 신혼집 문에 물건을 던져 파손시키고 접시를 깨뜨린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 두 번의 행동이 아내에겐 엄청난 트라우마로 남았다. 아내는 이후 남편이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긴장감에 휩싸인다고 토로했다. 실제 공개된 영상에서 음주 후 취기가 오른 남편은 핸드폰을 세게 내리치거나 음료수 캔을 찌그러트리는 등 평소와 다른 과격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 하지만 정작 남편은 본인의 거친 주사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심지어 이런 과거 일을 제대로 기억해내지 못하는 남편의 모습에 MC들은 깊은 탄식을 내뱉었다.
오 박사는 아내는 타고난 기질 자체가 겁이 많고 불안이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상담 전 실시한 심리검사 결과에서도 아내의 불안 수준이 매우 높게 나왔는데. 그로 인해 신혼 초 2번 있었던 남편의 주사 사건은 아내에게 평균적인 사람들보다 훨씬 더 극도의 공포감을 주었다는 것이다. 외부에 노출되는 것에 대한 불안으로 집안에서도 늘 암막 커튼을 치고 지내며, 남편이 정작 시야에서 사라지면 안절부절못하는 아내의 행동으로 볼 때 아내는 남편이 있어도 없어도 극도로 불안한 상태로 보인다며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방송 말미 공개된 예고편에서는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을 방문했던 부부들의 근황이 소개됐다. 오은영 박사의 힐링리포트를 전달받은 이후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부부들의 놀라운 변화는 오는 23일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