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나 자동차 부품, 기술 등을 주제로 한 전시 행사, 그러니까 모터쇼나 오토살롱 등과 같은 행사에서는 다들 자신들의 제품을 과시하고,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관람객들의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 특별한 ‘공개 행사’를 갖기도 하고, 다채로운 이벤트 등을 마련하기도 한다. 브랜드들의 노력과 고민은 관람객들에게 무척 즐겁고, 특별한 추억이 된다.
그러나 타이어 제조사의 경우 고민이 앞선다. 상대적으로 새로운 타이어 제품을 보여주기엔 거대한 행사에 참여하는 ‘비용’을 지출하는 것이 여러 방면에서 ‘설득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럴까?
2023년 1월, 지바에 위치한 ‘마쿠하리 메쎄’에서 열린 도쿄오토살롱 2023에 참가한 여러 타이어 제조사들은 ‘제품’과 제품에 담긴 기술이 아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들의 선택은 무척 현실적이다. ‘한정적으로 적용되는 제품’을 소비자에게 각인시키기 보다는 ‘타이어 브랜드’ 자체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부여해 ‘선호 브랜드’로 자리 잡으려는 것이다.
과연 도쿄오토살롱 2023에 참가한 타이어 제조 업체들은 어떤 모습과 방법으로 ‘관람객들에게 특별한 경험’ 선사하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했을까?
새로운 기술보다 중요한 ‘모터스포츠의 헤리티지’
가장 먼저 눈길을 끈 타이어 제조사는 브리지스톤이다. 브리지스톤은 이번 도쿄오토살롱에서 ‘새로운 제품’ 보다는 지난 시간 동안 브리지스톤이 여러 모터스포츠 카테고리에서 다채로운 활동을 펼쳐온 것을 재조명함에 집중했다.
실제 브리지스톤이 마련한 공간의 가장 앞에는 2002년, 전일본 GT 챔피언십 대회인 JGTC에 출전한 ‘에쏘 울트라플로 수프라 GT’ 레이스카가 전시됐고, 그 뒤로오 여러 레이스카가 전시되어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외에도 레이싱 관련 장비, 그리고 모터스포츠 활동 관련 영상 등이 함께 마련되었다. 물론 이러한 행보를 다시 한 번 조명하는 ‘토크 콘서트’ 등의 여러 이벤트 등이 더해져 ‘모터스포츠의 발걸음’을 선명히 드러냈다.
참고로 브리지스톤은 세계 무대에서는 최근 엔라이튼 기술 기조를 바탕으로 더욱 무겁고, 강력해진 ‘전기차’에 대응하는 타이어를 개발하는 방향성을 밝혔고, 지속가능한 타이어 개발 및 제작을 위한 여러 노력을 밝혔다.
초거대 ‘미니4WD’, 그리고 여러 튜닝카를 선보이다
‘특별한 장면’을 선사하는 건 요코하마 타이어 역시 마찬가지다. 요코하마 타이어의 경우 ‘레이스카’를 전시하는 것 외에도 다채로운 튜닝 차량을 선보이며 ‘요코하마 타이어의 다채로운 예’를 선보였다.
그리고 전시 공간 한 켠에는 일반적인 자동차 크기에 이르는 ‘미니4WD’ 모델을 제작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타미야와 협업을 알리는 이러한 모습은 ‘아이들의 시선’을 집중시킬 수 밖에 없었다.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그려내다
또 다른 타이어 제조업체, 던롭 역시 ‘타이어’ 보다는 ‘경험’을 선보였다. 실제 던롭의 전시 공간은 ‘여러 라이프 스타일’을 고스란히 드러낸 모습이다.
던롭의 전시 공간에는 고성능 사양으로 튜닝된 GR 수프라가 선시되어 있을 뿐 아니라 섬세한 복원이 필요한 클래식 카, 그리고 일본의 튜닝 문화를 고스란히 반영한 구형의 혼다 시빅 등이 전시되었다.
여기에 다채로운 브랜드 관련 의류, 악세사리 그리고 여러 잡화 등이 함께 전시되어 관람객들이 구매할 수 있도록 해 ‘타이어’ 보다는 던롭이라는 브랜드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이 아닌 미래를 위한 활동
과거 한 업체의 담당자가 “전시회에 출전한다고 판매가 늘지 않습니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전시회를 위해 사용되는 비용, 그리고 노력이 상당히 크고,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기에 그 이야기에 수긍이 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시간을 돌려 1990년대, 국내 프로야구 팀들이 ‘지금 당장의 팬’을 확보하기 위해 어린이 회원을 모집하고, 그들에게 더 많은 상품과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던 것일까? 그건 아닐 것이다.
브랜드가 그려내는 다채로운 감각과 라이프 스타일은 지금 당장의 판매 실적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지 모른다. 하지만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지도 상승과 이미지 개선에는 분명한 힘이 된다. 그리고 이러한 힘은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까지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척박한 환경에서도 꾸준히 지원을 이어가고, 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국내 모터스포츠 활동은 물론이고 ‘이방인’으로도 해외 곳곳에서 다채로운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국산 타이어 제조업체들의 모습을 보자면 무척 인상적이다.
다만, 그들은 과연 ‘대한민국의 소비자’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어떤 설득을 하고 싶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