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ㆍ레이 같은 경차만 대상인 유류세(교통ㆍ에너지ㆍ환경세 및 개별소비세) 환급 혜택을 라보 등 경형 화물차나 이륜차도 누릴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기름값이 갑자기 뛰어 서민 부담이 확 커질 경우 수혜 대상을 늘릴 수 있도록 정부가 세법에 근거를 마련하면서다.
1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조세특례제한법이 개정되며 유류세 환급 대상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종전까지는 법에 명시된 1,000cc 미만 경형 승용ㆍ승합차 보유자만 유류세 환급을 받을 수 있었지만 이번 위임 개정을 통해 환급 대상 범위가 ‘경차를 비롯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동차 보유자’로 넓어졌다. 예컨대 1톤 이하 경형 화물차나 이륜차도 시행령이 규정하기만 하면 유류세 환급 적용 대상에 포함되는 것이다.
환급액은 휘발유ㆍ경유의 경우 리터(L)당 250원이고, 액화석유가스(LPG) 부탄은 정해진 한도 내에서 세금 전액이 환급된다. 환급 한도는 연간 30만 원이다.
이번에 법을 고친 것은 유류 가격 폭등 때 취약계층의 부담을 신속히 덜어 줄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위임 근거 신설 취지를 정부는 “서민ㆍ자영업자의 유류비 부담 지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대상자가 필요할 때 즉각 유류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방식이 환급이다. 카드사가 유류 결제금액에서 환급액을 차감하고 대금을 청구하는 식으로 환급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대상자는 정해진 카드사에서 유류 구매 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하기만 하면 된다. 통상 2주 정도인 유통기간 탓에 생기는 유류세 인하 효과 체감까지의 공백을 환급이 메울 수 있다.
다만 유류세 환급 대상이 당장 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사시에 대비해 가능성을 열어 두되, 일단 종전대로 경형 승용ㆍ승합차를 유류세 환급 대상으로 유지한다는 게 정부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안정세에 접어든 국제유가 상황을 감안했다고 한다. 구체적인 유류세 환급 대상은 이달 중순 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해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