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9일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다. 3·8 전당대회에 나서는 유력 당권주자 가운데 김기현 의원에 이어 두 번째다.
안 의원은 캠프 사령탑으로 수도권 3선 출신 김영우 전 의원을 영입했다. 출마선언 직후 첫 행선지로는 PK(부산·경남)를 택했다. 내년 4월 총선에서 다수당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대표적 스윙보터(swing voter·유동층) 지역인 수도권과 PK의 민심을 먼저 껴안아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아울러 ‘영남에 뿌리를 둔 수도권 정치인’이라는 자신의 강점과 정체성을 부각시키면서 여당의 총선 승리를 이끌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안 의원은 출마선언에 이어 창원에서 열리는 경남도당 신년 인사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창원진해 당협위원회 당원 연수회도 찾는다. 부산 출생인 안 의원은 부친인 안영모 원장이 군의관으로 근무할 때 경남 밀양에서 거주하는 등 PK와 인연이 깊다. 안 의원도 창원 진해구에서 해군 군의관으로 복무했다.
앞서 캠프의 '투톱'을 수도권 원외 인사로 꾸리며 주요 인선을 마쳤다. 옛 ‘친이(친이명박)계’로 경기 포천·가평에서 3선을 지낸 김영우 전 의원을 선거대책위원장, 최측근 인사로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김도식 전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회복지문화분과 인수위원을 총괄본부장으로 영입했다.
이처럼 안 의원은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수도권과 PK를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웠다. 본인 이력과 첫 공식 행보, 캠프 인선에서 또렷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실제 선거 때마다 민심이 흔들리는 수도권·PK에서 승리하지 못한다면 차기 총선에서 원내 다수당을 노리는 집권 여당의 꿈은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다.
김영우 선대위원장은 8일 “윤 대통령은 국정운영의 안정성을 높여가고 있지만, 여당은 지금껏 보탬이 되기는커녕 거듭 발목을 잡는 등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며 “당의 체질을 바꿔 내고 박빙의 승부처에서 승리를 이끌, ‘관리형’을 뛰어넘는 ‘총선 사령관’을 당대표로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윤(친윤석열) 단일주자로 급부상하고 있는 김기현 의원의 이른바 ‘김장(김기현ㆍ장제원)연대’를 ‘영남권 텃밭연대’로 깎아내린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안 의원은 전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김장연대’에 대해 “3월이면 김장김치가 쉰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 스스로 △‘윤심’ 논란에서 자유로운 만큼 운신의 폭이 넓다는 점을 각인시키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김 의원을 견제하는 동시에 △강점인 '확장성'을 기반으로 총선 승리에 앞장서겠다는 점을 호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저는 '윤심팔이' 후보가 아니라 윤 대통령에 힘을 보태는 후보가 되겠다”며 “'윤심 보태기' 후보가 되는 것이 당대표 후보로 나오는 사람의 올바른 자세”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