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금융그룹의 핵심 전력 송명근(30)이 군 복무를 마치고 2년 만에 돌아온다.
OK금융그룹은 6일 “송명근이 5일 상근 예비역을 마치고 전역했다. 6일부터 본격적으로 팀에 합류했다”라고 밝혔다. 송명근은 오는 8일 안산 삼성화재전에서 복귀전을 치를 가능성이 크다.
송명근은 전역하기 전부터 휴가 기간을 활용해 팀 동료들과 함께 훈련했다. 95㎏까지 불었던 체중도 88㎏으로 줄였다. OK금융그룹 관계자는 “전역 후 즉시 전력으로 투입할 수 있을 정도로 꾸준히 개인 훈련을 통해 몸 컨디션을 유지했다"고 했다.
비공식 2군 경기인 체이서 매치(chaser match)에 출전해 실전 감각도 조율했다. 세트 승패 여부와 상관없이 ‘무조건 3세트’로 진행됐던 당시 경기는 OK금융그룹이 세트스코어 2-1(25-23 25-23 32-24)로 승리했는데 송명근은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18득점에 공격성공률 31%, 리시브효율 71%를 찍었다. 세터와의 호흡 문제 등으로 아직 공격력은 예전만큼 올라오지 않았지만, 리시브 감각은 여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2013~14시즌 프로에 데뷔한 송명근은 8시즌째를 맞으며, 통산 공격성공률 52.8%에 리시브효율은 33%다. 팀이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한 2014~15시즌엔 챔프전 최우수선수(MVP)에 올랐고, 2015~16시즌엔 베스트7에 뽑혔다.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송명근은 늘 OK금융그룹의 핵심 선수로 뛰었다. 송명근이 8일 경기에 출전한다면, 2021년 2월 12일 현대캐피탈전 이후 약 2년 만의 V리그 공식 경기다. 송명근은 "휴가를 활용해 훈련한 시간이 꽤 되지만, 막상 팬들 앞에서 (비공식) 경기를 하니 긴장감이 커졌다”면서 “비공식 경기인데도 팬들도 오시고 응원도 해주셔서 마음이 찡했다”라고 말했다.
물론 복귀할 때까지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다. 2021년 2월 과거 학교폭력 가해 사실이 알려지면서 송명근은 코트에 설 명분을 잃었다. 이에 송명근은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며 프로배구 2020~21시즌 잔여 경기 출전을 포기했고 아울러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했다. 피해자 역시 “앞으로 응원하겠다”며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 송명근은 "학창 시절에 큰 잘못을 범했다. 내 잘못을 모두 인정한다. 정말 잘못했다"며 "피해를 입은 친구를 만나 사과했다. 고맙게도 그 친구가 '응원하겠다'고 말해줬다"고 전했다.
다시 코트에 설 기회를 얻은 송명근은 입대 전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였던 등번호 '1번'이 아닌 ‘77번’을 달고 뛴다. 현재 등번호 1번의 주인은 지난 시즌 신인상을 받은 후배 아웃사이드 히터 박승수다. 송명근은 "박승수에게도 1번은 의미 있는 번호일 것이다. 당연히 1번은 박승수의 것"이라며 "행운의 7이 두 개 있는 77번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전력상으로 송명근의 복귀는 OK금융그룹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경기 감각만 회복한다면 송명근은 여전히 V리그 정상급 아웃사이드 히터로 뛸 수 있다. 송명근은 "밖에서 배구를 보면서 프로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떠올렸다"면서 "경기장 밖에서도 좋은 사람이 되어야 행복하게 배구할 수 있다는 것도 느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