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초점] 이도현, 잘 큰 루키의 좋은 예

입력
2023.01.06 09:27
이도현, '호텔 델루나'부터 '더글로리'까지…열일 행보
라이징스타에서 주연급 배우까지 빠른 성장세

최근 방송가의 세대교체 흐름이 뚜렷한 가운데 이도현의 존재감이 뚜렷하다. 이도현의 필모그래피는 동년배 배우들 중에서도 유독 화려하다. 짧은 연차에도 불구하고 단숨에 주연 대열로 올라설 수 있었던 비결은 연기력이다.

매해 라이징 스타와 루키들은 쏟아진다. 그러나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은 쉽지 않다. 단순히 비주얼과 스타성으로는 주연급에 도달하지 못한다. 이 가운데 이도현이 걸어온 길은 꽤 바람직한 정석이다. 수년 전 라이징스타로 떠오른 이도현은 이제 어엿한 주연급 배우가 됐다. 소년에서 어엿하게 남성이 된 이도현의 성장세가 많은 이들을 흐뭇하게 만드는 중이다. 사실 '스위트홈' 이전에 '호텔 델루나'가 있었다. 짧은 분량에도 아이유와 남다른 케미스트리로 드라마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017년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로 데뷔한 이도현이 '스위트홈'으로 존재감을 뽐냈다면 '18어게인' '오월의 청춘'은 주연으로서의 역량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이도현의 장점은 장르를 자신의 것으로 빠르게 흡수하는 실력이 탁월하다는 것이다. 작품마다 이미지를 변화시키면서 신인답지 않은 내공을 선보였다. 특히 '스위트홈'에서 극 중 주민들을 이끄는 브레인이자 의대생 이은혁을 연기하며 냉철한 카리스마를 선보였다.

이도현은 첫 주연부터 단번에 합격점을 받았다. '18어게인'에서 윤상현의 어린 시절을 도맡아 처음부터 끝까지 극을 이끌었다. 특유의 풋풋하고 싱그러운 이미지가 작품의 몰입감을 더했다. 캐릭터 소화력이 워낙 뛰어났던 이도현이기에 윤상현이 처한 현실까지 오롯이 그려낼 수 있었던 것이다. 아름다웠던 첫사랑의 추억을 선보이다가도 어린 가장의 현실까지 표현해내는 이도현에게 업계의 관심이 모인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2021년을 자신의 해로 만든 이도현은 열일 행보를 멈추지 않았다. '스위트홈'으로, 또 '멜랑꼴리아'로 쉼 없는 활약을 선보였고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최근 공개된 '더 글로리' 속 연기도 잔상이 깊다. 송혜교와 나이 차이를 잊게 할 만큼 은은한 로맨스 케미스트리를 선보였다. 몰아치는 전개 속 로맨스는 보는 이들에게 잠시나마 숨을 돌릴 수 있는 창구가 됐다. 특히 이도현은 이면에 깊은 아픔을 지닌 양면적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묵직함을 선사했다.

여기에는 배우 본인의 철저한 준비가 수반됐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도현은 '반짝 스타'보다 '준비된 노력파'에 가깝다. 스스로의 연기를 두고 후천적인 노력 덕분이라고 밝히면서 늘 캐릭터 연구를 게을리지 않는다는 후문이다. '더 글로리' 역시 맡은 캐릭터를 구축하기 위해 철저한 준비와 각고의 노력을 했다. 이도현은 촬영장에서 감정의 단계를 조절, 한 신마다 다섯 가지 버전을 준비해 모두의 감탄을 자아냈다.

김은숙 작가는 이도현을 두고 "본인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하고 주여정에게 그대로 들어와서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고 감탄했고, 안길호 감독은 "건강하고 싱그러운, 동은과는 반대 지점에 있는 친구처럼 보이다가도 어느 순간 서사가 깊어지며 동은과 공통점을 찾게 되는 여정을 잘 표현해 줬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처럼 이도현은 매 작품 진가를 발휘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일찍이 전성기를 맞이한 이도현의 미래는 앞으로 더욱 밝을 예정이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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