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알고 지내 온 지인에게 마약 성분이 있는 약을 탄 커피를 먹인 뒤 내기 골프를 쳐 수천만 원을 뜯어낸 일당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전주지법 형사제2단독 지윤섭 부장판사는 28일 "사기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된 A(57)씨 등 2명에게 각각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범행 가담이 경미한 B씨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씨 등은 지난 4월 8일 오전 6시 30분 전북 익산의 한 골프장에서 지인 C씨에게 마약 성분의 로라제팜을 탄 커피를 마시게 하고, 내기 골프에 끌어들여 3,000만 원을 뜯어낸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사전에 범행을 계획하고 커피에 약을 타는 '약사', '바람잡이' 등으로 역할 분담까지 했다.
A씨 등은 정신이 몽롱한 C씨를 상대로 1타당 30만 원의 내기 골프를 진행했고, 판돈을 1타당 200만 원까지 끌어올렸다. 약물 성분 탓에 운동 능력과 판단력이 떨어진 C씨는 결국 3,000만 원을 잃었다.
C씨는 게임 중간에 A씨에게 빌린 2,500만 원까지 총 5,500만 원을 잃었다.
경찰 조사결과 A씨 등은 지난해 8월부터 C씨를 범행 대상으로 삼고 몇 차례 내기 골프를 쳐 신뢰를 쌓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범행 경위와 수법이 치밀했고 마약류까지 사용해 죄질이 나쁘다"며 "친구로 지내던 피해자와의 인적 신뢰 관계를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 중 일부는 약물을 이용한 사기 범행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적이 있는데도 유사한 형태로 또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