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협(17·진천 은여울고2)군은 요즘 하루 하루를 설레는 마음으로 지낸다. 영상으로만 보던 히말라야를 찾아 설산을 탐험하고 봉사 활동도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김 군은 “히말라야 친구들과 어울려 고산 문화를 체험하고 한국인의 따뜻한 마음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군은 ‘히말라야오지학교탐사대(대장 김영식·충북산악연맹 회장)’의 일원으로 오는 1월 3일 네팔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1월 17일까지 보름간 활동할 탐사대는 현직 교사와 학생들로 구성된 사제동행 체험단이다. 이 탐사대는 2005년부터 매년 1월이면 정례 행사로 히말라야를 찾았다. 2020년 1월 16차까지 진행하다, 코로나19 때문에 작년과 올해엔 탐사대를 꾸리지 못했다.
3년 만에 다시 떠나는 이번 체험단은 전국에서 모집한 중·고교생 15명과 교사 15명, 스태프 등 총 43명으로 구성됐다. 이번엔 특히 20~30대 직장인 10명이 학생들의 멘토로 동참한다. 이들은 소방관 요리사 싱어송라이터 사진작가 영화감독 등 직업도 가지 가지다. 김 대장은 “다양한 직업을 가진 젊은 ‘형’들이 학생들과 동고동락하면서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도전 정신을 불어넣어 줄 것”이라고 귀띔했다.
탐사대는 히말라야 오지인 안나푸르나 마르다히말 지역을 찾아 마르다히말 베이스캠프(해발 4,500m)까지 오를 예정이다. 3,000~4,000m대의 고산 지대에서 하루 7~8시간을 걸어야 하는 고된 도전이다. 이어 산속의 바라부리 초등학교를 찾아 교육기자재와 학용품, 체육용품 등을 전달한다. 교사 인건비(2명 연봉)와 학생 장학금(5명)도 기증한다. 학생 대원들은 현지 가정에서 홈스테이를 하며 네팔 친구를 사귀고 함께 1일 수업도 진행할 참이다.
탐사대는 수도 카트만두 빈민촌의 바니빌라스 세컨더리스쿨을 방문해 컴퓨터 10대, 빔프로젝터등 기자재와 도서구입비, 학생 장학금(12명)을 전달한다. 또 네팔 학생들 앞에서 탐사대원들이 창작한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학교는 탐사대와 15년 전부터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탐사대가 이 학교 도서관과 과학관을 지어주고, 상수도 급수시설도 설치했다.
네팔 학생들에게 전할 장학금과 학용품은 대부분 대원들의 자발적인 모금으로 마련했다. 그 동안 탐사대를 거쳐간 선배들도 십시일반으로 후원금을 보내왔다. 등반용품 전문 업체인 부토라는 네팔 산악연맹 선수들에게 전해달라며 암벽화와 등산 의류를 기증하기도 했다.
탐사대는 ‘친환경’을 이번 탐사 활동의 주제로 기획했다고 한다. 심각해지는 기후위기 문제를 세계의 지붕인 히말라야 현지에서 제기해 문제 의식을 세계인과 공유하자는 취지에서다. 이에 따라 탐사대원들은 걸은 길을 깨끗이 청소하고, 주운 쓰레기로 예술작품을 만드는 ‘정크아트’를 선보일 참이다. 이 작품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시한다. 히말라야 산장에서는 지구환경의 문제를 알리는 그린토크 콘서트도 진행한다.
탐사대는 이 같은 친환경 활동 전 과정을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해 산악영화제에 출품할 계획이다.
김영식 대장은 “3년 만에 다시 시작하는 이번 탐사는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하는 소통의 장”이라며 “함께 도전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나눔과 환경의 소중함을 배우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