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계약기간 입장차로 한국 떠나기로 결심"

입력
2022.12.25 09:38
포르투갈 매체 인터뷰
4년여 한국생활에는 만족감 드러내

한국 축구대표팀을 12년만에 월드컵 16강으로 이끈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이 계약기간에 대한 입장차 때문에 한국 지휘봉을 내려놓았다고 밝혔다.

벤투 전 감독은 23일(현지시각) 포르투갈 매체 헤코르드와 인터뷰에서 “(재계약과 관련) 첫 번째 대화가 있었던 4월 대한축구협회는 우리(벤투 감독과 코칭 스태프)와 계속 동행하기를 원했다”며 “9월 대화 때는 계약 기간을 둘러싸고 입장 차이가 있었고, 그 달에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월드컵 개막 전에 협회 측이 한 번 더 접근했고 이야기를 듣고 고민해봤지만, 월드컵이 끝나면 떠나는 게 최선이라는 생각을 (다시) 확인했다”며 “브라질전이 끝나고 협회와 선수들에게 내 뜻을 알렸다”고 덧붙였다.

벤투 감독과 협회 측이 계약기간에 대한 입장차로 재계약에 이르지 못했다는 소식은 앞서 협회측도 확인한 내용이다. 벤투 전 감독은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4년 재계약을 원했지만, 협회는 우선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만 동행하기를 바랐다. 이후 결과에 따라 북중미 대회까지 계약을 연장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한국 선수들과 한국생활에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벤투 전 감독은 “선수들 모두 프로 정신이 남다르고, 희생할 줄 안다”며 “항상 팀을 생각하는 이들이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이어 “4년 4개월 동안 한국인들은 엄청난 존경과 애정을 보여줬다. 개인적으로도 영향을 크게 받았다”며 “팬들의 성원에 떠나는 게 어려웠다”고 밝혔다. 또 “떠나는 날 팬들이 공항에 와서 우리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그 장면은 내 기억 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휴식을 취하고 있는 그는 “(클럽이든 대표팀이든) 선호하는 쪽은 따로 없다”며 차기 행선지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다.

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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