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시인' 김지하를 기리는 추모 문집이 25일 출간된다. 지난 6월 열린 49재 추모문화제 당시 발표된 글과 온·오프라인에 게재된 추도사 등을 바탕으로 김지하의 문학과 생명운동, 그림과 관련된 자료를 한데 묶었다.
김지하시인추모문화제추진위원회는 20일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간담회를 열고 추모 문집 '김지하, 타는 목마름으로 생명을 열다'를 출간한다고 밝혔다. 도서출판 모시는사람들이 펴낸 이 책에는 고인의 오랜 동료인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한국학중앙연구원 이사장), 소설가 황석영, 철학가 도올 김용옥, 함세웅 신부, 판소리 명창 임진택 경기아트센터 이사장 등이 쓴 김지하를 기리는 글이 실렸다.
이날 유홍준 교수는 "지하는 지상으로 다시 올라와야 한다"고 출간 의도를 분명히 했다. 귀중한 문화적 자산, 그 자체인 김지하 시인이 잊혀지는 지금 그를 "다시 살려내야 한다는 마음이 일어났다"는 설명이다. 이부영 이사장 역시 "팔십 평생을 소용돌이치듯 산" 김지하 시인에 대해 "치열하게 살다 보니 부딪히는 일도 많았지만 민주화, 문화예술에 그가 끼친 영향은 대단히 의미심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모문집의 시작은 49재 추모문화제 당시 발간한 자료집이다. 당시 1,000부 이상 배포되는 등 찾는 이들이 많아 자료를 보강해 출간하게 됐다. 지난 5월 향년 81세로 타계한 고인은 민주화 운동을 대표한 시인이었으나 말년에는 변절 논란에 휩싸이며 민족문학 진영과 거리를 뒀다. 고인의 타계 이후 민족문학계에선 그의 영향과 작품을 제대로 조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 이사장은 "추모문화제로 고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었다"면서 "(문집 출간으로) 민주화운동과 문학, 예술 등 각 분야에서 의미 있는 연구 작업들이 지속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위원회는 1주기를 앞둔 내년 5월 6, 7일 이틀간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추모 심포지엄도 개최한다. 염무웅 문학평론가, 히라이 히사시 전 경남대 북한연구원 등 10여 명이 김지하의 문학·예술과 미학, 김지하의 생명사상과 생명운동에 대한 발표를 맡았다. 같은 달 4일부터 9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백악미술관에서는 '꽃과 달마, 그리고 흰 그늘의 미학'이라는 이름으로 추모 서화전도 연다. 이밖에 다큐멘터리 감독 김동원이 연출을 맡아 김지하 시인을 다룬 영화도 제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