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사업본부는 왜 '미생물학 아버지' 파스퇴르 우표를 발행할까

입력
2022.12.20 15:30
파스퇴르 탄생 200주년 기념우표 발행
"코로나19로 공중보건 중요성 커져"
광견병 백신 개발 등 파스퇴르 업적 기념
우표 애호가 수집 취향도 저격


우정사업본부는 '미생물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루이 파스퇴르 탄생 200주년을 맞아 기념우표를 발행한다고 20일 밝혔다. 발행 매수는 64만5,000장으로 27일부터 살 수 있다.

1822년 프랑스 동부 작은 마을 돌(Dole)에서 태어난 파스퇴르는 현대 세균학과 미생물학의 기틀을 마련했다. 하지만 한국인들에게는 '이름은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드는 조금 낯선 인물이다. 한국 우정본부가 외국인을 대상으로 기념우표를 낸 것도 흔치 않다. 우정본부는 왜 파스퇴르 탄생을 기념하는 우표를 만들었을까.

우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큰 영향을 미쳤다. 파스퇴르는 동물뿐만 아니라 인간에게도 치명적 질병인 광견병 예방 백신을 개발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겪으며 공중 보건과 백신 개발 중요성이 커진 상황에서 파스퇴르 기념우표가 눈길을 끄는 이유다.

1888년 프랑스 파리에 문을 연 파스퇴르연구소는 지금까지 10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현재 전 세계 25개 국가에 33개 기관이 파스퇴르 네트워크를 구축해 공중보건 분야 감염병 연구에 매진 중이다. 국내에선 경기 성남시 판교에 한국파스퇴르연구소가 있다.

'우표 수집가'들의 취향도 겨냥했다고 한다. 단순히 파스퇴르라는 인물에 초점을 두고 우표를 사려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해외 인물 우표 수집가, 분야별 우표 애호가 모두에게 가치 있는 우표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우정본부 관계자는 "해외에선 자기들 나라 사람을 모델로 한 우표를 모으는 사람이 있다"면서 "의학, 스포츠, 정치 등 분야별 우표를 모으는 사람들도 많은 만큼 우정본부는 다양한 인물들의 가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정본부가 외국인 기념우표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여덟 번째다. 1975년 슈바이처 박사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와 교황 요한바오로 2세 방한 기념(1984년), 점자의 아버지 루이 브라유 기념우표(2009년) 등이 대표적이다. 우정본부는 앞서 발행됐던 기념우표들의 모든 물량이 다 나갔던 만큼 이번 파스퇴르 기념우표도 '완판(완전 판매)'을 기대하고 있다.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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