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수출 부진에다, 고용마저 ‘반짝 증가’에 머물면서 한국경제에 경기 침체 먹구름이 엄습하고 있다. 계절 조정 취업자 수가 코로나19 충격이 컸던 2020년 2~4월 이후 처음으로 3개월 연속 감소해 경기 경착륙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계절조정 취업자 수는 2,813만9,000명으로, 전달보다 2만8,000명 줄었다. 9월(-2만2,000명)과 10월(-5,000명)에 이어 3개월 연속 감소세다. 계절조정 고용률도 62.1%로 전달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1년 전보다 약 62만 명 늘어난 11월 취업자 수에서 계절적 요인을 걷어냈더니 고용 경기가 오히려 나빠진 쪽으로 나온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반짝 했던 경기 호조세가 꺾이고, 경기 둔화 우려에 고용마저 내리막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계절조정 취업자 수는 계절 요인과 상관없이 실제 일자리 경기가 어떤지 알 수 있도록 한 통계다. 고용 통계에서 졸업·방학·휴가철 등 계절적 요인을 제거해 단기 고용 흐름을 파악하는 데 쓰인다.
연령별로 보면 50대가 2만8,000명 줄어 감소폭이 제일 컸다. 이어 40대(-2만7,000명), 15~29세 청년층(-2만3,000명) 순이었다. 특히 청년층 계절조정 취업자 수는 올해 5월부터 7개월 연속으로 감소해 고용경기 한파가 청년층에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절조정 취업자 수가 가장 많이 줄어든 업종은 제조업(-5만1,000명)이었다. 이어 △도·소매업(-1만9,000명) △운수업(-1만7,000명) △공공행정(-1만3,000명), 금융·보험업(-8,000명) 순이었다. 다만 숙박·음식점업(2만4,000명)과 보건·사회복지업(1만5,000명) 등에선 오히려 취업자 수가 늘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생산 활동을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기업 부담을 줄이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