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층 자녀 10명 중 7명 일반대 진학, 저소득층은 10명 중 4명

입력
2022.12.1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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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2021년 7,590명 추적 조사
"교육이 계층 이동 사다리 아닌 장벽" 우려

부모의 소득 수준에 따라 자녀가 4년제 일반 대학에 다니는 비율이 크게 달라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8일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최수현 부연구위원이 최근 연구원 홈페이지에 게시한 '부모의 소득 수준이 자녀의 학력 수준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을 4개 분위로 나눴을 때 1분위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가 일반대에 다니는 비율은 41%였다. 반면 4분위 고소득층 자녀는 68%가 일반대에 진학했다.

소득 1분위 가정의 자녀 중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비율은 35%, 전문대에 다니는 비율은 23%였다. 4분위의 고졸(15%), 전문대생(17%) 비중과 비교하면 각각 두 배 안팎의 차이다.

이는 2016년 당시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을 지난해까지 5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다. 2016년, 2018년, 2021년의 한국교육고용패널 자료가 분석에 사용됐으며 조사 응답자는 7,590명이다. 고등학교 중퇴, 대학교 중퇴 등 응답자가 적은 그룹은 분석에서 제외했다.

결과적으로 대학에 가도 부모가 경제적으로 지원할 거라 기대했던 고등학생들의 대학 진학률이 높았다. 대학에 가지 않은 이들의 53%는 고등학교 2학년 때 "부모가 경제적으로 자녀를 언제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까"라는 질문에 "고등학교 졸업까지"라고 했다. 이와 달리 일반대생의 50%는 고등학교 2학년 시절 같은 질문에 "대학 졸업까지"라고 답했다.

최 부연구위원은 교육이 더 이상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아니라 '장벽'으로 작동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대학 진학 문턱이 사회적, 경제적으로 많이 낮아졌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구의 경제력에 따른 고등교육 수준에 차이가 관찰된다"며 "단순히 고등교육에서 끝나는 문제가 아닌 사회 전반의 장기적 계층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홍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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