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尹, 한동훈 수사하자 '눈에 뵈는 게 없냐' 고함"

입력
2022.12.16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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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尹 찍어내기 감찰 의혹' 이성윤 소환 조사
尹총장 징계 때 한동훈 감찰 자료 전달 관여 의혹
이성윤 "尹 징계 정당 판결에도 보복수사 안타까워"
검찰 작년엔 각하 처분… 정권 바뀌자 재수사 명령

이성윤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과거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징계 과정에서 적법 절차에 어긋난 자료 전달에 관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시절 검찰총장이던 윤 대통령에 대한 '찍어내기 감찰' 의혹을 수사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최우영)는 16일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인 이 전 지검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이 전 지검장을 상대로 법무부에 전달된 자료 승인 경위와 이 과정에서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이 전 지검장은 검찰 출석 전 취재진에게 "2020년 4월 29일 무렵 '채널A 사건' 관련자인 한동훈 전 검사장을 수사할 당시, 윤 전 총장이 전화를 걸어와 거친 말들을 쏟아내며 '니가 눈에 뵈는 게 없냐'고 소리쳤다"며 "그때 견딜 수 없는 모멸감을 느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런 식으로 '채널A 사건' 수사와 감찰을 방해했던 윤 전 총장은 결국 징계를 받았고, 서울행정법원은 징계처분이 정당하다고 명확히 판결했다"며 "그런데 이제와서 저를 소환하고 재수사한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위 사실이 판결로 확인되자 프레임을 전환해 책임을 떠넘기고, 적반하장으로 특정인에게 뒤집어씌우고, 찍어내기 보복 수사를 한다고 해서 중대 비위행위가 가려지는 것도 아니고 법원 판결이 뒤집어지지도 않을 것인데 참으로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올해 교수들이 선택한 사자성어가 과이불개(過而不改·잘못을 하고도 고치지 않음)라고 한다"며 "피징계자로서 이런 판결이 나왔으면 잘못에 대해 사과나 반성을 했어야 했는데 보복수사라니 그저 안타깝고 측은할 따름"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지검장은 2020년 10월 '채널A 사건' 당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던 한동훈 장관에 대한 감찰 명목으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가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한 장관과 윤 대통령 부부의 통화내역·분석보고서 등을 윤 대통령을 감찰하던 법무부 감찰위원회에 넘기는 데 관여한 의혹을 받는다.

법무부 감찰담당관이던 박은정 광주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가 '한 장관 감찰에 쓰겠다'며 자료를 요구했고,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을 우려한 수사팀의 반대에도 자료가 넘어가 윤 대통령 징계에 사용됐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검찰은 올해 10월 박 부장검사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윤 대통령은 2020년 12월 16일 주요 재판부 사찰 의혹 문건 작성·배포, 채널A 사건 감찰·수사 방해, 검사로서의 정치적 중립 훼손 등의 사유로 정직 2개월 징계를 받았다. 변호사단체 고발로 '찍어내기 감찰' 의혹과 관련한 수사가 진행됐지만, 검찰은 지난해 7월 사건을 각하 처분했다. 하지만 정권이 바뀐 뒤 서울고검이 올해 6월 재기수사 명령을 내리면서, 검찰은 이 전 지검장 등에 대한 재수사에 착수했다.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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