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폭행에 숨진 4세 딸… 또래보다 6~7㎏ 적었다

입력
2022.12.15 21:00
경찰, 굶기고 상습폭행 등 지속 학대 정황 포착
숨진 딸 뺨, 이마, 턱, 가슴 등 곳곳에 외상 흔적

시각장애 증세가 있는 딸을 때려 숨지게 한 20대 여성의 상습 폭행 및 학대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부산경찰청과 부산 금정경찰서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A(26)씨를 붙잡아 수사하는 과정에서 딸 B(4)양의 신체 여러 곳에서 외상과 영양실조 증상을 발견했다고 15일 밝혔다.

A씨는 14일 오전 6시쯤 금정구 집에서 자신의 딸이 말을 듣지 않고 밥을 달라고 조른다는 이유 등으로 여러 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양은 등과 허벅지 등에 폭행을 당한 뒤 상태가 나빠졌고, 같은 날 오후 7시 35분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미 숨진 상태였다.

경찰은 학대를 의심한 의사 신고를 받고 출동해 집에 있던 A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A씨가 딸을 상습적으로 폭행했다는 주변인 진술도 확보했다.

경찰은 B양의 턱, 이마, 뺨 등에 있는 외상과 가슴에 있는 멍 자국을 발견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식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지만 해당 상처들을 볼 때 지속적인 폭행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올해 초 시각장애 증상이 나타난 B양이 병원을 찾은 사실도 확인했다. 경찰은 비장애인이던 B양에게 시각장애 증상이 나타난 것이 영양실조 증세와 관련이 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숨진 B양의 체중은 9~10㎏에 불과해 또래의 정상 체중인 14~16㎏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 경찰은 “육안으로 봐도 제대로 먹지 못해 아주 마르고 왜소했다”고 말했다.

부산= 권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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