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정읍시가 최근 4년간 열리지 않은 소싸움 관련 예산을 재편성하자 녹색당이 "일몰제를 적용하라"며 비판했다.
14일 정읍 녹색당 등에 따르면 정읍시의회는 시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 중 소싸움 관련 예산 2억8,500여 만 원을 확정했다. 정읍시의회는 그동안 소싸움을 반대하는 시민들의 요구에 부응하면서 2017년 4억4,000여 만 원, 2018년 3억7,000여 만 원, 2019년 2억2,000여 만 원, 2020년 1억4,000여 만 원을 편성하는 등 소싸움 관련 예산을 꾸준히 삭감해 왔다. 지난해에는 예산 편성이 안 됐다.
녹색당은 "정읍시에서 그간 소싸움이 열리지 않은 것은 각종 축산 관련 전염병과 코로나19 등으로 대회를 개최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반대 활동, 정읍시의회의 예산 삭감 노력이 작용한 결과였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정읍시청이 또다시 소싸움 예산을 올렸고, 정읍시의회가 내년에 관련 예산을 부활시킨 것이다.
소싸움을 놓고 동물학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불법이 아닌 이유는 동물보호법 예외조항에 있다. 동물보호법 제8조에 따르면 도박 오락 유흥 등의 목적으로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는 동물학대에 해당된다. 다만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지정한 11개 지방자치단체장이 주관하는 소싸움 경기만 예외조항으로 두고 있다.
녹색당은 "이 예외조항에 3년 또는 5년의 일몰제를 적용하고 그 기한 내에 대안을 마련하도록 강제할 필요성이 있다"며 "일몰제가 적용된다면 당사자들 또한 대안 논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일몰제란 법률이나 각종 규제의 효력이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사라지게 하는 제도를 말한다.
녹색당은 이어 "매년 소싸움 대회가 열리고 예산안이 논의될 때마다 갈등이 되풀이되고 있다"며 "정읍시와 정읍시의회는 소싸움을 금지하고 대안 마련을 위한 논의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