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최다득점-1' 케인 vs '佛 최다득점' 지루... 축구전쟁의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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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10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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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뢰블레’ 프랑스와 ‘삼사자 군단’ 잉글랜드가 40년 만에 월드컵판 백년전쟁을 벌인다. 미리 보는 결승전 중 하나인 이 경기에서 또 다른 볼거리는 자국 최다득점을 노리는 양 팀 ‘9번’의 자존심 대결이다.

프랑스와 잉글랜드는 11일 오전 4시(한국시간) 카타르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전에서 격돌한다.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이다. 프랑스와 잉글랜드는 바다를 사이에 둔 이웃 나라이자 유럽의 대표적인 ‘앙숙 관계’다. 잉글랜드와 프랑스는 영토 분쟁으로 1,337년부터 1,453년까지 116년 동안 여러 차례 휴전과 전쟁을 되풀이한 역사가 있다. ‘백년전쟁’으로 불리는 이 전쟁에서 패한 잉글랜드는 왕위 쟁탈권으로 인한 내란인 ‘장미전쟁’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두 나라는 축구에서도 라이벌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프랑스가 4위, 잉글랜드는 5위다. 역대 상대 전적에서는 ‘축구 종가’ 잉글랜드가 17승5무9패로 크게 앞서지만 최근 5경기만 따지면 프랑스가 3승1무1패로 압도한다.

현재 세계 축구계에서의 존재감도 프랑스가 더 크다. 잉글랜드는 1966 잉글랜드 월드컵 우승 이후 메이저대회 무관이다. 반면 프랑스는 1998 프랑스 월드컵에 이어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승하고 유로1984와 유로2000 정상에도 섰다.

반면 월드컵에선 잉글랜드가 프랑스를 압도했다. 두 팀은 본선에서 두 차례 격돌했는데 잉글랜드가 모두 이겼다. 1966 잉글랜드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처음 만나 잉글랜드가 2-0으로 완승했다. 1982 스페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16년 만에 재회했는데 역시 잉글랜드가 3-1로 승리했다.

하지만 지면 끝인 월드컵 토너먼트에서 만나는 건 처음이다. 사연 많은 양 팀의 맞대결에 세계 축구계도 들썩인다. ESPN은 “가장 흥미로운 8강 맞대결”이라고 기대했다.


두 팀의 자존심 대결 못지않게 최전방 스트라이커인 해리 케인(토트넘)과 올리비에 지루(AC밀란)의 득점 경쟁도 볼 만하다.

지루는 지난 5일 폴란드를 상대로 전반 44분 터트린 선제골로 프랑스 대표팀 역대 A매치 최다 득점 신기록을 썼다. 지루는 자신의 117번째 A매치에서 52번째 골을 넣으며 티에리 앙리(은퇴)가 가지고 있던 종전 기록(51골)을 넘어섰다.

케인은 웨인 루니(은퇴)가 갖고 있는 잉글랜드 선수 A매치 최다골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5일 세네갈과의 16강전에서 A매치 52번째 득점에 성공한 케인은 최다득점자인 루니(53골)에게 1골 차로 따라붙었다.

스포츠 통계 전문 옵타는 16강전 후 프랑스의 우승 확률을 15.69%로 예측했다. 브라질(20.61%), 아르헨티나(18.99%)에 다음가는 수치다. 잉글랜드는 14.14%로 네 번째다.

잉글랜드와 프랑스의 대결에 앞서서는 최강 ‘창’ 포르투갈과 최강 ‘방패’ 모로코의 대결이 펼쳐진다. 포르투갈은 이번 대회에서 4경기 동안 12골을 터뜨려 잉글랜드와 함께 최다 득점을 기록 중이다. 포르투갈은 16강전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무소속)를 선발에서 제외하고도 6골을 몰아치는 막강 화력을 자랑했다.

반면 모로코는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전을 치르는 동안 자책골로 1골을 내준 것이 유일한 실점일 정도로 탄탄한 수비력을 선보이고 있다. 철벽 수문장 야신 부누(세비야)를 앞세운 모로코는 단단한 수비벽과 효과적인 역습으로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두 팀의 역대 맞대결 전적은 1승1패. 월드컵에서만 붙었는데 1986년 멕시코 대회에선 모로코가, 2018년 러시아 대회에선 포르투갈이 이겼다.

김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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