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업, 외항해운·항공여객 희비... 코로나 회복 속도차

입력
2022.12.09 16:30
작년 매출액 증가폭, 40년 만에 최대
해상물동량 늘었지만 해외여행 줄어

지난해 운수업계 매출액이 40년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사람이든 물자든 이동이 끊겼던 코로나19 국면을 어느 정도 벗어나면서다. 그러나 회복 속도차 때문에 업종별 희비는 엇갈렸다. 수출입 화물을 배로 실어 나르는 해운업은 호황을 누린 반면, 항공여객업은 여전히 죽을 쒔다.

9일 통계청이 공개한 ‘2021년 운수업조사 결과(잠정)’를 보면, 지난해 운수업 매출액은 193조3,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7.6%(41조8,000억 원) 늘었다. 1981년(32.8%)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수출입 증가와 함께 물동량이 많아지고 택배 등 생활 물류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게 통계청 설명이다. 코로나19 타격으로 전년 매출이 10.5%나 감소했던 만큼 기저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

모든 업종의 실적이 고르지는 않았다. 수상운송업은 매출액이 46조5,100억 원으로 전년보다 63.5%(18조1,000억 원) 급증했다. 특히 선박에 화물을 싣고 외국을 오가는 외항운송업의 실적이 두드러졌다. 1년 전 26조3,800억 원이던 매출이 44조3,380억 원으로 68.1% 뛰었다. 해상 물동량 증가와 운임 상승 덕이라는 분석이다. 전년에 7조2,060억 원이던 항공화물업 매출 규모는 11조520억 원으로 53.4% 커졌다.

하지만 항공여객업은 매출이 뚝 떨어졌다. 3조7,520억 원으로 31.4% 줄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된 해외여행 수요가 원래 상태로 돌아오지 않아서다. 여객 부문 부진으로 항공운송업 매출 증가율은 16.8%에 머물렀다.

운수업 기업체 수는 57만5,407곳, 종사자 수는 131만2,222명으로 각각 전년보다 4.2%(2만3,332개), 4.5%(5만6,060명) 늘었다. 기업체 수는 코로나19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는 평가다. 2019년(56만2,898곳)보다 2.2% 많아졌다. 종사자의 경우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일부 여객 운송 관련 업종에서 2020년에 이어 수가 줄었고, 택배 등 물동량이 증가한 분야에서는 일하는 이가 늘었다.

세종=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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