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취약계층인 쪽방 주민들이 무료로 치과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진료소가 서울에 문을 열었다.
서울시는 종로구 돈의동 쪽방상담소 5층에 쪽방 주민들을 대상으로 치과 진료를 하는 '우리동네구강관리센터'를 열었다고 8일 밝혔다. (관련기사 : [단독] 서울 쪽방 주민들, 11월부터 무료 치과 진료받는다)
센터는 진료의자 2대와 엑스레이(X-ray) 등 전문 치과 장비를 갖췄다. 의료진들이 주 3회 센터를 찾아 충치 치료·스케일링 등 검진·치료를 하게 된다. 구강암 등 센터에서 치료하기 어려운 질환이 발견될 경우 대학병원 치료도 연계할 예정이다. 우리금융미래재단이 치과 재료비 등 사업 운영 재원을, 의료 취약 계층을 지원하는 의료인 단체인 행동하는 의사회가 치과의사 등 인력지원을 담당한다.
서울시는 우선 돈의동 주민들을 시작으로, 창신동·영등포 등 시내 5대 쪽방촌 거주자까지 진료 대상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10월 말 기준 시내 5대 쪽방촌 거주자는 2,414명이다. 진료를 원하는 주민들은 쪽방상담소를 통해 예약하면 된다. 시는 내년 1월부터는 의료진이 쪽방촌을 직접 찾아가는 '방문 구강건강 관리서비스'도 시작한다.
노숙인을 위한 치과 진료소는 서울역 무료진료소 등에 마련돼 왔지만 쪽방 밀집지역 안에 쪽방 주민을 대상으로 한 치과 진료소가 생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가 지난해 진행한 쪽방 주민 실태조사에서 쪽방 주민들은 치과진료(32.6%)를 가장 필요한 의료 서비스로 꼽았다. 이에 시는 10월 '쪽방촌(주민) 지원 종합대책'을 수립하면서 핵심과제로 무료 치과 진료사업을 기획했다. 쪽방촌 주민 지원은 민선 8기 오세훈 서울시장의 핵심 공약이다.
김상한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은 "쪽방 주민들이 치과 진료를 가까운 곳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도록 우리동네구강관리센터를 전국 최초로 마련했다"면서 "앞으로도 쪽방 주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지원책을 지속해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