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는 7일 전자상거래(e커머스) 쿠팡의 대구 첨단 풀필먼트센터(대구FC)를 찾아 한미 경제동맹에 있어 쿠팡의 역할을 이같이 소개했다. 쿠팡은 미국에 상장한 국내 기업 11곳 중에서도 유일하게 단독 상장한 기업으로 두 나라를 잇는 튼튼한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나머지 10곳은 자국에서 발행한 주식을 담보로 은행을 통해 발행한 증서를 미 증시에 상장하는 우회상장 형태인 주식예탁증서(ADR) 방식을 택했다.
쿠팡은 이날 대구 달성군 대구FC에서 골드버그 대사와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센터의 본격 가동을 알리는 기념식을 진행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부임 후 국내 반도체 기업 등을 찾은 적이 있지만 물류센터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전해졌다.
3월 완공된 대구FC는 3,0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축구장 46개 면적에 인공지능(AI), 물류 로봇 등 최첨단 설비를 집약한 국내 최대 규모 물류시설이다. 이곳을 거점으로 삼아 전국을 '로켓배송'(빠른 배송)이 가능한 '쿠세권'(쿠팡+역세권)으로 만들겠다는 게 쿠팡의 목표다.
대구FC 가동으로 쿠팡이 2010년 설립 이후 전국 30여 개 지역 물류망에 투자한 자금은 6조2,000억 원을 넘게 됐다. 쿠팡은 지난해 3월 미국 증시 상장 이후 조달한 자금도 국내 물류센터에 투자하고 있는데, 1년 6개월 동안 확보한 자금만 2조2,000억 원에 달한다.
대기업이 미국 투자를 확대할 때 쿠팡은 반대로 해외 자본을 통해 국내 물류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양국을 오가는 경제 교류의 선순환 고리를 만들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쿠팡은 또 대구FC가 창출하는 직고용 인력은 2,500명, 직·간접 고용 창출 효과는 약 1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는 "쿠팡의 디지털 기술은 고용을 줄일 것이라는 통념을 깨고 고용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며 "앞으로도 디지털 혁신을 통해 소비자, 근로자, 지역사회 모두가 골고루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FC를 통해 배송망을 전국으로 넓힌 데 이어 쿠팡은 최근 로켓배송 서비스 적용 품목도 늘리기로 하면서 배송 강자의 입지를 굳히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쿠팡은 최근 배송 조직을 물류배송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로 옮기기로 했다. 그동안은 쿠팡의 직매입 상품이나 직매입 기반 서비스를 이용하는 오픈마켓 사업자에 한해 로켓배송을 진행해왔는데, 배송 인력을 이동하고 나면 앞으로 오픈마켓 상품도 로켓배송의 대상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