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친윤석열계 의원들을 주축으로 한 공부 모임 '국민공감'이 7일 출범했다. 주최 측은 "순수한 공부 모임"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사실상 내년 전당대회를 앞둔 친윤계의 '세 결집'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특히 '윤핵관' 장제원 의원과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날 선 발언을 주고받는 등 전당대회를 둘러싼 친윤계와 현 지도부의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국민공감은 이날 국회에서 출범식을 열고 '정치, 철학에 묻다. 자유민주주의의 길'이란 주제로 원로학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의 강연을 들었다. 출범식에 참석한 의원은 총 71명으로, 국민의힘 현역 의원(115명) 절반 이상이 모였다. 당권주자로 분류되는 김기현·안철수 의원은 물론, 윤핵관으로 분류되는 권성동·장제원·이철규 의원도 나란히 참석했다.
국민공감 총괄간사를 맡은 이철규 의원은 모임을 마친 뒤 "오로지 정책을 개발하는 용도로 갈 것"이라며 "여러 생각을 가진 의원 다수가 참여해 계파 모임으로 갈 일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 취임 직후 출범하려던 '민들레(민심 들어볼래)'가 계파 논란을 겪은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전당대회에서 친윤계가 중심이 돼 발족한 국민공감이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국민의힘 '투톱'인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모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수도권·MZ세대 대표론'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차출설'로 지도부가 일부 윤핵관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시점에 친윤계 모임에 불참한 것이다.
신경전은 이날도 이어졌다. 장제원 의원은 정 위원장을 겨냥해 "전당대회 심판을 보는 비대위원장이 후보에 대한 가이드라인, 기준을 말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에 대해선 "어떤 의도로, 어떤 생각으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자 정 위원장은 "다음 지도부는 MZ세대, 미래세대라는 새로운 물결과 함께하면서 총선 승리를 기약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하며 "심판이기에 당연히 해야 하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반면 한때 불화설까지 돌았던 윤핵관 권 의원과 장 의원은 의기투합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권 의원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당대표의 출신 지역을 못 박는 것은 적절치 않다" "한 장관 차출설은 극히 일부에서 주장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장 의원 주장에 힘을 실었다. 페이스북에 장 의원과 함께 찍힌 사진을 올리며 "저와 장 의원은 오랜 기간 함께 의정 활동을 해왔던 동지"라고 적기도 했다.
한편 당사자인 한 장관은 당대표 출마설을 부인했다. 한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하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저는 지금까지 법무부 장관으로서 할 일을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해왔다"며 "앞으로도 그럴 생각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