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적 도전에 직면해 있는 지금, 한국과 일본은 단순한 관계 개선을 넘어 인류 공통의 과제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한·미·일 전·현직 고위 관료와 학자, 재계 인사 등을 한자리에 모은 '2022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PD)'에서 글로벌 이슈 해결을 위해 한·일 양국의 협력을 촉구했다.
최 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최종현학술원은 태평양과 동북아의 각종 현안을 논의하는 TPD를 지난해에 이어 올해 미국 워싱턴D.C. 교외 샐러맨더에서 5일(현지시간)부터 열었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은 올해에만 미국을 세 번째 찾아 민간 경제 외교에 힘쓰고 있다"면서 "최 회장과 SK그룹은 이번 TPD처럼 베이징포럼, 상하이포럼, 도쿄포럼 등 범태평양 국가에서 운영해 왔던 민간외교 플랫폼을 활용해 민간 경제외교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회째인 올해 TPD에선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이 높아감에 따라 ①미·중 전략 경쟁 ②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의 글로벌 전략 ③북핵 위기 ④첨단과학 혁신이 지정학에 미치는 영향 ⑤글로벌 공급망의 미래와 인플레이션 등을 주제로 선정했다. 이번 행사에는 존 아이켄베리 프린스턴대 석좌교수,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 척 헤이글 전 국방부 장관 등 미국의 정관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고, 일본에서는 후지사키 이치로 나카소네 평화연구소 이사장, 히로세 나오시 전 경제산업성 무역정책 국장, 마츠카와 루이 참의원 등이 찾았다.
최 회장은 TPD의 첫 순서인 '한·일 특별세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공급망 문제 등 지정학적 도전에 직면해 있는 지금 한국과 일본은 단순히 관계 개선을 넘어 글로벌 차원에서 기후변화를 비롯한 인류 공통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또 역사학자 E.H 카의 저서 '역사란 무엇인가'를 거론하며 "역사는 과거와 미래의 대화"라며 "지난해 우리가 공급망과 경제안보 문제에 대해 논의했던 것처럼 한·일 양국은 미래에 초점을 맞춰야 하며 협력을 위한 많은 어젠다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특별 세션에서는 조태용 주미 한국대사와 도미타 고지 주미 일본대사가 나란히 앉아 있기도 했다. 조 대사는 "한·일 지도자들의 신뢰와 호의를 기반으로 한 대화가 진전될 것이며 양국의 관계 개선이 앞으로 환태평양 지역의 협력과 상생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도미타 대사는 "서로의 파트너십에 대한 새로운 자신감을 가지고 긍정적 미래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