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김민재 투혼 시리즈...다음은 '황소' 황희찬일까

입력
2022.11.29 07:00

마스크 투혼 손흥민(토트넘)에 이어 김민재(나폴리)도 종아리 통증을 달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제는 '황소' 황희찬(울버햄턴)의 투혼 차례일까.

한국 축구가 16강 탈락 위기에 놓였다. 나상호(서울)와 권창훈(김천 상무)이 황희찬의 공백을 메우며 부지런히 뛰었지만 황희찬 만큼의 파괴력은 없었다. 왕성한 활동량과 저돌적인 돌파가 장기인 황희찬의 시원한 질주가 그리운 대목이었다.

황희찬은 소속팀에 있을 때부터 불편함을 느낀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부위가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 후에도 쉽게 회복되지 않아 개점휴업 상태다. 그간 황희찬은 ‘벤투호’의 핵심 전력으로 꾸준히 중용됐다. A매치 49경기에서 9골을 기록했고, 올해 6월 칠레(2-0 승)와 9월 코스타리카(2-2 무)와의 평가전에서 두 경기 연속 골을 터뜨리기도 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몸 상태가 좋지 않은 황희찬을 최종 엔트리까지 품고 간 이유다.

황희찬은 4년 전 러시아 월드컵에서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비며 큰 경기 경험을 쌓았다. 조별리그 3경기에 모두 출전했지만 골은 넣지 못했다. 러시아 대회 경험을 바탕으로 황희찬은 4년간 성장을 거듭했다. 2021~22시즌에는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리그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로 활동 무대를 옮겨 5골(30경기)을 넣었다. 본인 스스로도 두 번째 월드컵에 대한 기대가 컸다. 황희찬은 결전의 땅 카타르에 입성한 뒤 “4년 동안 여러 팀과 감독님, 선수들을 경험하면서 많이 발전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더딘 부상 회복 속도에 발목이 잡혔다. 정확한 부상 정도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1, 2차전을 내리 결장해 생각보다 부상이 심각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에게도 황희찬의 몸 상태는 함구령이 내려질 정도로 보안이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다. 다만 최근 팀 훈련에 합류한 황희찬을 보면서 다음 달 3일 자정 포르투갈과 최종전에는 ‘조커’로라도 출전이 가능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이들도 있다.

그나마 긍정적인 부분은 회복에 집중했던 황희찬이 최근 팀 훈련에 합류했다는 점이다. 황희찬은 우루과이와 1차전 다음날인 25일 개인 훈련을 시작했다. 패스와 슈팅 훈련을 소화했고, 약 70m 거리 왕복 달리기를 여러 차례 했다. 26일에는 동료들과 함께하는 팀 훈련에 참가했다. 축구협회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황희찬의 질주 사진을 올리며 ‘우리 황소 달립니다’라고 적었다.

지금 회복 속도로 볼 때 포르투갈과 3차전에 선발 출전은 아니더라도 ‘특급 조커’로 황희찬의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을 키우는 게시물이다. 안와골절 부상으로 마스크를 쓰고 뛰는 손흥민, 종아리 통증에도 그라운드를 지킨 김민재 그리고 이제 황희찬이 부상 투혼을 발휘할 차례다.

김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