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이 말한 '세포배양 연어육' 회사..SK로부터 100억 투자 받는다

입력
2022.11.24 14:00
세포배양 연어육 생산, 와일드타입에 100억 원 투자
퍼펙트데이·매일유업, 대체유 단백질 사업 추진 MOU


SK가 최태원 회장이 관심을 둔 지속가능·대체식품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서고 있다. 대체식품 분야는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푸드테크(Food Tech)라는 미래 기술을 입혀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사업이어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판단한 것이다.

SK는 ①세포배양 연어육 상업화를 추진 중인 미국 와일드타입(Wildtype)에 약 100억 원을 투자했고, ②대체유 단백질 생산기업 미국 퍼펙트데이(Perfect Day) 및 매일유업과 지속가능식품 사업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대체식품은 주로 콩, 버섯 등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이나 세포배양 기술 등으로 개발한 식품을 의미한다. 기존 동물에 기반한 농축산업에서 발생한 대량의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고, 식품 안전성을 높일 수 있어 미래 대안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 회장은 대체식품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소개하며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8월에도 세포를 추출해 배양해 만든 연어살을 선보이며 "물고기의 생명을 뺏지 않고도 지속가능한 맛과 영양은 똑같은 생선을 먹을 수 있다면 인간의 삶과 지구 환경은 어떻게 달라질까요"라고 했다. 또 지난해에는 퍼펙트데이가 만든 아이스크림 시식 후기를 올리기도 했다.



2020년부터 대체식품 분야에 약 2,090억 원 투자



SK는 이런 최 회장의 뜻을 반영해 대체식품 기업에 잇따라 투자하며 사업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2020년부터 퍼펙트데이 투자를 시작으로, 최근까지 대체식품 분야에 투자한 금액이 약 2,090억 원에 달한다.

SK는 이번 와일드타입 투자를 통해 기존 식물성 고기(미트리스팜), 미생물 발효 단백질(퍼펙트데이, 네이처스 파인드)에 이어 세포배양 식품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게 됐다. 2016년 설립된 와일드타입은 세포배양 기술로 실제 연어와 비슷한 식감, 맛 등을 구현, 최 회장이 소개한 연어 스테이크, 필렛 등을 내년 출시할 예정이다.

또 SK는 대체유 단백질 분야에서는 퍼펙트데이·매일유업과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한다. SK의 전략적 투자 역량에 매일유업의 제품화·유통·판매 전문성, 퍼펙트데이의 대체유 단백질 개발·제조 경쟁력이 결합해 시너지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SK가 약 1,200억 원을 투자한 퍼펙트데이는 세계 최초로 단백질 생성 유전자에 미생물을 결합하는 기술로 단백질을 생산해 네슬레 등 식품 업체들에 아이스크림, 초콜릿, 크림치즈 등 원료가 되는 우유 단백질을 공급하고 있다.

SK가 대체육 분야에서 협업하고 있는 네덜란드 미트리스팜은 최근 아주IB투자로부터 100억 원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김무환 SK 그린투자센터장은 "기후 변화를 극복하기 위한 과정이 곧 미래 가치를 포착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지속가능식품 등 그린 산업의 폭발적 성장에 대비해 주도권을 선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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