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대선 고민은? ①지지율 상승 디샌티스 ②수사 압박 특검

입력
2022.11.2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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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공화당 경선 지지율 9%p 하락
플로리다주지사 디샌티스 거센 추격전
스미스 특검, 트럼프 기밀 유출 본격 수사


기세 좋게 2024년 미국 대선 출마를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초반 행보부터 주춤거리고 있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를 비롯한 공화당 내 경쟁자들의 거센 추격세가 그의 발목을 붙잡는 하나의 이유가 되고 있다. 또 백악관 기밀문서 유출 등을 수사할 ‘특별검사’의 압박 움직임이 빨라진다는 점도 골칫거리다.

트럼프 선호도, 중간선거 이후 5%p 급락

21일(현지시간)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하버드 CAPS-해리스폴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가상 경선에서 지지율 46%를 얻었다. 하지만 이는 지난달 같은 조사 대비 9%포인트가 떨어진 결과였다.

반면 11ㆍ8 중간선거에서 낙승을 거두며 재선에 성공해 이번 선거 최대 승자로 부상한 디샌티스 지사는 지난달에 비해 11%포인트나 오른 2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총기 규제 완화, 임신중지(낙태) 금지 등의 보수 가치를 정책으로 구현하면서 당내 지지층을 결집해왔다.


특히 지난달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전반적 선호도는 5%포인트나 하락해 44%로 나타났고, 응답자 중 20%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중간선거 최대 패자라고 평가했다. 이번 조사는 중간선거 이후인 16, 17일 실시됐다.

스미스 특검, 트럼프 잡는 저승사자 되나

더힐은 “트럼프가 여전히 디샌티스를 두 자릿수로 앞서고 있지만 6년 만에 세 번째 백악관행 도전에 나선 전직 대통령의 정치력이 급격한 변화를 맞았음을 의미한다”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옥죄는 또 하나의 문제는 특별검사이다. 메릭 갈런드 미 법무장관은 지난 18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밀문서 유출 관련 혐의와 1ㆍ6 워싱턴 국회의사당 폭동 사태 선동 의혹을 조사하기 위한 특별검사로 잭 스미스 전 연방검사를 임명했다.

법무부 공공청렴부서 책임자, 뉴욕동부지검과 테네시주 수석 연방검사 대행 등을 거친 스미스 특별검사는 현재는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형사재판소(ICC) 산하 코소보 전쟁범죄특별재판소 수석검사로 일하고 있다. 스미스 특별검사는 법무부 근무 때 버지니아 전 주지사를 부패 혐의로 기소하고, 기밀 유출과 사법 방해 혐의로 중앙정보국(CIA) 요원을 기소한 적이 있다고 미 NPR는 전했다.


현재 네덜란드에 머무르고 있는 스미스 특별검사는 원격으로 특별검사 임무를 시작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이날 보도했다. 팀을 꾸리고 사무실을 찾는 작업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연방수사국(FBI)이 압수한 서류 검토 작업도 진행하면서 압박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갈런드 장관은 스미스 특별검사 임명 당시 “특별한 사건의 경우 독립적인 수사와 기소를 위해 특별검사를 임명하는 것이 대중에게 이익이라는 것은 법무부의 오랜 인식”이라고 설명했다. 정치적 논란을 피하기 위해 특별검사를 임명했다는 게 미 법무부 논리이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매우 정치적”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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