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간 무역적자 400억 달러 돌파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여전한 반도체ㆍ대중(對中) 수출 부진 탓에 이달 20일까지 집계한 무역수지가 다시 적자를 기록하면서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무역수지는 44억1,8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4월(-23억5,700만 달러), 5월(-15억4,000만 달러), 6월(-24억5,700만 달러), 7월(-50억8,500만 달러), 8월(-94억100만 달러), 9월(-38억1,500만 달러), 지난달(-66억9,800만 달러)에 이어 8개월 연속 무역적자가 유력하다. 무역적자가 이렇게 오래 지속되는 것은 1995년 1월부터 1997년 5월까지 기간 뒤 25년 만이다.
핵심 적자 요인은 저조한 수출 실적이다. 이 기간 수출액 331억6,000만 달러는 작년 같은 달보다 16.7% 적다. 이에 따라 지난달 2020년 10월(-3.9%) 이후 2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5.7%) 전년 대비 수출액이 이달 다시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2개월 연속 수출 감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3~8월 이후 처음이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 최대 교역국인 중국 대상 수출이 각각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하며 전체 수출액을 끌어 내리고 있다. 이달 20일까지 29.4% 줄어든 반도체 수출은 4개월, 28.3% 줄어든 대중 수출은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게 생겼다. 특히 9월 흑자로 돌아섰던 대중 무역수지는 이달 20일까지 7억6,000만 달러 적자로, 지난달에 이어 두 달째 적자를 기록할 공산이 크다.
이달 1~20일 수입액의 경우 375억7,8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5.5% 적지만 수출액은 웃도는 수준이다. 3대 에너지원인 원유(55억1,900만 달러)ㆍ가스(30억2,600만 달러)ㆍ석탄(13억1,400만 달러)의 합계 수입 규모(98억5,900만 달러)는 작년 같은 기간(84억1,600만 달러)보다 17.1% 늘었다.
매달 거듭된 무역적자 때문에 이달 20일 현재 누적된 무역수지는 399억6,800만 달러에 이른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132억6,700만 달러) 이후 14년 만에 연간 적자를 기록하는 것은 물론, 지금까지 만으로도 연간 기준 역대 최대였던 1996년(206억2,400만 달러)보다 적자액이 193억4,400만 달러나 많은 만큼 연간 무역적자 규모 기록을 갈아 치우는 것도 시간문제다.